“내가 주인공, 고다이라와 비교 말라”

  • 동아일보

‘빙속 여제’ 이상화 드디어 강릉 입성
“4일 독일 트랙 신기록, 나도 놀라… 평창 예행연습 충분했고 효과도 커
먼저 열리는 1000m 출전은 더 고민”

6일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훈련에 나선 ‘빙속 여제’ 이상화(왼쪽에서 세 번째)가 라이벌인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오른쪽)를 지나치고 있다. 강릉=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6일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훈련에 나선 ‘빙속 여제’ 이상화(왼쪽에서 세 번째)가 라이벌인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오른쪽)를 지나치고 있다. 강릉=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상화 언니, 사진 찍어요.”

‘빙속 여제’ 이상화(29·스포츠토토)가 6일 강원 강릉 올림픽선수촌에 입촌했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과 함께 입촌한 그는 이날 단연 주인공이었다. 자원봉사자들이 그에게 몰려들어 함께 사진을 찍었다. 그는 독일에서 마무리 전지훈련을 마치고 전날 귀국했다. 시차에 적응할 새도 없이 피곤한 몸이었지만 환한 웃음을 띠며 사진 촬영에 응했다.

겨울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그는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주인공이 되리라 자신했다. 이날 그는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32·일본)와의 맞대결에 관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미소를 띠었지만 대답은 단호했다. “더 이상 그 선수와 비교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고다이라와 그는 중학교 때부터 많은 대회에 나서며 친해졌다. 만날 때마다 서로의 안부를 물어볼 정도다. 그는 “최근 내 기사를 보면 고다이라 이야기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인 만큼 나한테 초점을 맞춰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상화는 강릉선수촌 내 자신의 방에서 4년 전 소치 올림픽 때부터 사용했던 황금빛 캐리어를 공개했다(오른쪽 사진). 이상화 인스타그램 캡처
이상화는 강릉선수촌 내 자신의 방에서 4년 전 소치 올림픽 때부터 사용했던 황금빛 캐리어를 공개했다(오른쪽 사진). 이상화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달 22일부터 2주간 진행한 독일 전지훈련에서 그는 인코스 훈련에 집중했다. 그는 “올 시즌 모든 월드컵에서 아웃코스로 뛰어 감을 잃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올 시즌 출전한 네 차례 월드컵에서 그는 모두 아웃코스에서 출발했다. 원래 아웃코스 출발을 선호하는 그이지만 고다이라와의 맞대결에서 모두 뒤처졌다.

다행히 훈련 성과는 좋았다. 4일 독일에서 출전한 한 대회에서 그는 인코스로 출발해 37초18의 트랙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그는 “기록이 그렇게 빠르게 나올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는데 빠른 기록이 나와 놀랐다”며 “충분한 예행연습이 됐고 올림픽에서 인코스든 아웃코스든 상관없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그는 3연패를 노리는 500m뿐만 아니라 1000m에도 출전한다.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는 여자 500m가 먼저 열리고 이틀 뒤 여자 1000m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1000m(14일)가 500m(18일)보다 먼저 열린다. 1000m 출전이 500m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는 “1000m 출전 여부를 코치와 상의하겠다. 몸 상태가 꼬일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짐을 풀자마자 바로 훈련에 돌입했다. 약 1시간 동안 아웃코스에서 출발부터 첫 번째 코너까지 초반 150m 훈련에 집중했다. 그는 고다이라와 경기장에서 잠깐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고다이라는 “이상화를 만나 한국말로 ‘오랜만입니다’라고 인사했다”고 말했다.
 
강릉=김동욱 creating@donga.com·박은서 기자
#빙속 여제 이상화#올림픽선수촌 입촌#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고다이라 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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