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화원·배달원 등 “고통스럽지만 먹고살려면…”
“외출자제” 긴급재난 문자에도 의지할 건 마스크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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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최악이어도 먹고살려면 어쩔 수 있나요.”
전국적으로 초미세먼지 경보가 내려진 5일 마스크에만 의지한 채 중금속으로 뒤범벅된 흙먼지를 무릅쓰고 생업에 종사해야 하는 이웃들이 있다.
외출자제를 당부하는 정부의 긴급재난 문자도 이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야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도 부실하다.
이날 오전 1시 서울에는 초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됐다. 서울 외에도 경기도, 충청도, 전북 일부까지 전국적으로 초미세먼지 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오전 1시 초미세먼지 수치가 160㎍/㎥에 올랐던 서울의 오후 3시 현재 1시간 평균 초미세먼지 수치는 130㎍/㎥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매우 나쁨’ 수준이다.
미세먼지 수치가 ‘매우 나쁨’이면 장시간 또는 무리한 실외활동을 제한하고 기침이나 목의 통증 등이 있는 사람은 실외활동을 피해야 한다고 국립환경과학원은 안내한다.
미세먼지를 사회재난으로 인정하는 법안이 국회에 올라있고 정부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보다 강화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나섰지만 거리가 일터인 이들에겐 먼나라 얘기다.
이름 밝히길 꺼리는 60대 환경미화원은 “미세먼지가 좋지 않아도 먹고살려고 나온다. 마스크가 답답하지만 그래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한다”며 “한 번 일하면 8시간은 하는데 눈도 뻑뻑하고 가래도 낀다. 그래도 어쩌겠나”라고 체념했다.
배달대행업을 하는 오홍룡씨(31)는 “하루 12시간 정도 오토바이로 운전을 하는데 기침이 많이 난다. 그나마 마스크를 쓰면 괜찮은데 답답함에 마스크를 벗으면 바로 기침이 나온다”고 괴로워 했다.
그러면서 “낮에는 그나마 괜찮은데 밤에는 미세먼지가 많고 안개까지 껴버리면 시야 확보가 안돼 운전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용산구에서 노점상을 하는 40대 여성은 “먼지가 많은 날에는 냉장고와 식탁을 하루에 몇 번이나 닦는다. 하지만 먼지가 계속 나온다”고 난감해 했다.
그는 “먼지 때문에 음식을 덮어놓고 파는데 그러면 손님들이 오질 않는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 손님이 없는 것이 걱정”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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