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5%이상 인하땐 인건비 감축 불가피… 교육質 저하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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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책학회 연구결과

중소규모 사립대의 재정 구조로는 등록금을 5% 이상 내리면 교육의 질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정책학회가 최근 한성대의 의뢰로 등록금 인하율을 3%, 5%, 7%, 10%의 4가지로 가정해 이 대학의 재정 상황을 분석한 결과다.

연구에 따르면 등록금을 3% 낮추면 관리운영비를 10% 줄여야 한다. 등록금 인하율이 5%를 넘으면 관리운영비는 물론이고 인건비까지 감축 대상이 된다. 시설비나 관리운영비를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 결국 인건비, 연구비, 학생경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 구조조정과 교육투자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다.

등록금 인하율이 5%이면 관리운영비 15%, 인건비 5%를 감축해야 한다. 등록금을 7% 낮추면 관리운영비 20%, 인건비 10%를 감축해야 한다. 등록금을 10% 내린다고 가정하면 관리운영비를 30% 감축하고, 인건비를 10% 줄여야 한다. 항목별로 보면 등록금을 10% 내린다고 가정할 경우 교직원 연구비 10%, 연구지원금 18.9%, 학생경비 20.9%, 실험 실습비 24.3%를 감축해야 한다고 추산됐다.

이번 연구는 한성대의 예결산 내용을 기준으로 했다. 하지만 수도권의 중소대학은 등록금 의존율(70%), 고정자산, 지출내용이 한성대와 비슷하므로 등록금 인하로 인한 재정압박의 정도는 비슷하다고 봐야 한다. 서강대 한국외국어대 서울여대 같은 대학이 여기에 해당한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반값 등록금 논의가 본격화된 만큼 대학들은 등록금 추가 인하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산학협력을 늘리는 등 수입 구조를 다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창원 한성대 기획협력처장은 “정치권이 대학의 재정 상황 및 지원 방안을 구체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반값 등록금 정책을 급하게 밀어붙이면 투자 감소로 교육의 질이 떨어져 피해가 학생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등록금#인건비#한국재정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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