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특별감사 대학들 우려 감안… 자문단 구성해 의견 충분히 들을것” 양건 감사원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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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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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건 감사원장(사진)은 14일 대학 등록금 산정의 적정성을 따지기 위한 특별감사와 관련해 “사학들의 우려가 많은 만큼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기 위해 사학 관계자들은 물론 학생과 학부모, 민간 전문가까지 포함하는 감사 자문단을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등록금 감사를 위한 태스크포스(TF) 인력을 당초 발표했던 인력의 2배가량인 40명 가까이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 원장은 이날 오후 퇴근길에 감사원 본관 로비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전례 없는 (대규모) 감사인 만큼 피감자들과 충분히 소통하며 새로운 감사를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감사원은 지난주 등록금과 관련된 역대 최대 규모의 감사계획을 밝힌 뒤 부쩍 보안을 강화했다.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는 가운데 양 원장의 퇴근을 기다리던 기자와 ‘스탠딩 인터뷰’ 형식으로 취재에 응했다. 20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그는 대학 등록금 문제를 중심으로 한 교육 분야 감사에 의욕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명박 대통령이 ‘차분하게 시간을 갖고 대안을 마련하자’고 한 것과 달리 감사원은 오히려 속도를 더 내고 있는데….

“(등록금 문제가) 짧은 기간에 결과를 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감사 결과가) 부실해질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있는 듯하다. 제 취지는 일단 2학기 등록금 책정 과정에서 대학들의 판단에 도움이 될 기초자료 정도는 만들어 주는 게 좋겠다는 것이었다. 당장 2학기 등록금을 놓고 논란이 뜨거워질 텐데 이왕이면 그 전에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으냐는 뜻이다.”
▼ “2학기 등록금 책정前 기초자료 제공 바람직” ▼

퇴근길 인터뷰 양건 감사원장이 14일 오후 퇴근길에 감사원 본관에서 본보 기자를 만나 대학 등록금 감사 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이정은 기자 lightlee@donga.com
퇴근길 인터뷰 양건 감사원장이 14일 오후 퇴근길에 감사원 본관에서 본보 기자를 만나 대학 등록금 감사 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이정은 기자 lightlee@donga.com
―그렇게 대규모로 하면 다른 감사가 부실해질 가능성은 없을까.

“등록금 감사를 집중할 기간이 7, 8월로 통상적으로는 여름휴가 기간이다. 이런 ‘감사 비수기’에 우리 직원들이 사실상 휴가를 마다하고 더 일을 하는 것이다. 전체 계획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다.”

―이번 감사가 실제 등록금 인하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나.

“당장 급한 것은 등록금 산정의 실태를 파악하는 것이다. 일종의 등록금 ‘원가 분석’이 감사의 중심 내용이다. 아직 (등록금 인하 폭 등에 대한) 구체적인 숫자를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

―사학들이 집단 반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감사원법에 따르면 사립대라도 우리가 기본적으로 감사할 권한이 있다. 그러나 사학 감사는 가급적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진행하도록 아주 유의할 것이다. 사학 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려고 한다. 그쪽 이해관계를 대변하려는 사람들을 포함시키고 충분히 의사소통도 하는,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감사를 해보겠다는 거다.”

양 원장은 최근 감사 과정에서 피감자들의 의견을 듣는 게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대응책 마련을 고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대적인 교육 및 방위산업 분야 감사를 실시하고 정권 하반기 공직기강 해이를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피감기관들의 우려와 불만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감사는 방식이나 내용, 규모에서 전례 없는 실험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교육 관련 감사는 취임 이후 가장 큰 관심을 가졌던 분야이다. 등록금 인하가 당장의 이슈지만 바라건대 이번 감사를 통해 전반적인 대학 정책 수립에 참고가 될 기본 자료를 추출할 수 있으면 좋겠다.”

―정권 하반기 공직비리 감찰은 어디까지 진행됐나.

“특별히 지금 이야기할 것은 없다. 일단 교육비리 감사가 좀 정리된 후에…. 등록금 감사를 위한 TF가 본격 가동된다. 전문가들을 포함해 40명 가까이 될 것이다. 감사의 프레임을 짜는 일이 워낙 중요하다.”

―은진수 전 감사위원의 부산저축은행 연루 사건을 계기로 구성된 감사원 ‘비리재발 방지 TF’의 대책은 언제 나오나.

“당초 (발표) 계획보다는 신중하게 하려고 한다. 조속히 방안을 낼 생각이었는데 좀 더 충분한 시간을 갖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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