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리 ‘책사’ 커밍스 “브렉시트 갈등? 국민투표 비하면 산책 수준”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27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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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2016년보다 국민과 멀어졌다"
"국민투표 결과 존중해야 갈등 해소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책사인 도미닉 커밍스 총리 수석 보좌관이 의회에서 벌어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갈등상을 놓고 “이건 (2016년) 국민투표에 비하면 공원을 산책하는 수준이다”고 평했다.

커밍스는 26일 저녁 런던에서 열린 브렉시트 지지자의 출판 기념회에 등장해 이같이 말했다고 BBC는 보도했다. 이날 출판기념회는 야당 의원들이 보리스 존슨 총리를 향해 “거짓말과 기만” “법치훼손”이라며 비난을 쏟아낸 가운데 열렸다.

커밍스는 출판 기념회에 참석한 이들을 향해 브렉시트 논쟁 중 벌어진 막말과 야당 의원들의 고성을 언급하며 “의원들이 분노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하원의원들은 ‘제2 국민투표를 할 것이다’ ‘결과를 존중하겠다’ 말하며 지난 3년 동안 방향을 틀어댔다”면서 “나는 이 사람들이 ‘국민이 불행하다’고 불평하면서 이제와서 또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나선 게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커밍스는 이어 “내가 봤을 땐 근본적으로, 하원 사람들은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한) 2016년보다 국민과 멀어진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러분이 정치인이라고 생각해보라. ‘우리는 민주적인 투표 결과를 존중하겠다’고 말한 뒤 표결에서 졌다고 ‘그 투표는 존중하지 않겠다’고 말한다면 그 뒤엔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최근 의사당 안팎에서 벌어진 막말 소동에 대해서는 수위를 조절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커밍스는 브렉시트, 그리고 반(反)브렉시트 의원들에게 심각한 폭력의 위협이 감지된다며 “나를 향해서는 범죄자, 최근에는 나치범이라고 부른다. 브렉시트 반대파를 향해서도 끔찍한 말을 하는 사람들이 여럿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력한 정치적 토론과 논의, 그리고 폭력 사이에는 주요한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폭력의 위협은 전혀 다른 문제다”면서 “2016년 국민투표 결과를 존중하겠다는 의회의 약속이 있어야만 이번 사태는 해결될 수 있다”고 했다.

커밍스는 ‘현재의 상황에 압박을 느끼는가’는 질문에 “국민투표에 비하면 이건 공원을 산책하는 수준이다. 우리는 이걸 즐기고 있다”면서 “우리는 (EU를) 떠날 것이고 이길 것이다”고 밝혔다.

커밍스는 2016년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찬성으로 이끌어 낸 핵심 인물이다. 지난 7월 총리 자리에 오른 존슨 총리는 커밍스를 위해 ‘정치특보’라는 직책을 만들고 총리 집무실 바로 옆에 그의 사무실을 마련했다.

존슨 총리는 25일 대법원 패소 후 다시 문을 연 하원에 출석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를 저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의원들을 향해 “항복법안”을 통과시킨 “배신자”라고 비난했다.

야당 의원들이 막말을 멈출 것을 요구하자 존슨 총리는 그들을 “협잡꾼(humbug)”이라고 부르며 비하했다.

BBC는 이날 하원은 ‘완벽한 곰 우리’였다며 “모든 곳에서 독설이 뿜어나왔다”고 보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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