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서방과의 전면전 두려워 안해… ‘대중의 적개심’ 무기로 전쟁 계속”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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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와의 세계대전]중동전문가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이슬람국가(IS)의 테러에 대한 근본적 해법은 없는 걸까. 이를 위해서는 우선 시리아 내부의 정치 상황과 서방을 바라보는 이슬람 세계의 시각을 이해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중동 전문가인 국립외교원 인남식 교수(사진)는 1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슬람 내부의 불평등과 서방에 대한 적대감이 사라지지 않는 한 IS와의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S가 노리는 건 뭔가.

“그들은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중국을 포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모두가 시리아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걸 바랄 것이다. 그러면 1970년대 냉전보다 심각한 대결 구도가 만들어진다. 그게 그들이 원하는 거다. 서방에 대한 대중의 적개심을 기반으로 7세기 지중해권을 강타했던 칼리프 시대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이슬람 대중이 IS의 테러를 지지한다는 건가.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은 집권 4년 반 동안 25만 명을 학살했다. IS를 지지하는 시리아 국민은 이런 알아사드 정권의 만행에 눈을 감고 테러에만 분노하는 국제사회 분위기를 이해하지 못한다.”

―IS의 영향력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나.

“2, 3년은 유지될 것이다. IS에는 800만∼1000만 명에 달하는 그들의 ‘국민’이 있다. 그들에겐 IS 외에 대안이 없다. 다만 변화가 올 것이다.”

―알아사드 정권만 무너지면 IS가 무너지나.

“주권은 ‘국민의 충성’과 ‘외국의 인정’을 통해 구성된다. 진정한 민주 정부가 들어서면 IS를 따르던 국민도 돌아설 수밖에 없다. IS 격퇴를 위해서라도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해야 한다는 러시아와 알아사드 정권 퇴진을 바라는 미국이 합의점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왜 지상군 파견에 어정쩡한가.

“미국은 2001년 아프간 전쟁과 2003년 이라크 전쟁을 통해 빈 라덴과 사담 후세인을 제거했지만 변종 테러 조직인 IS가 성장하는 걸 막지 못했다. 중동에는 서방에 대한 반발 정서가 강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상군을 투입해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서방과 중동의 대결 구도를 깨는 근본 해법은 없나.

“이슬람은 평등을 중시한다. 아랍의 일반 대중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과 불만을 녹여 낼 수 있는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 아랍의 민주화가 완성돼야 근본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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