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아이들의 ‘키다리 아저씨’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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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에어아시아機 박성범 선교사… 빈민촌에 살며 한글-목욕 봉사

승객, 승무원 등 162명을 태우고 28일 추락한 에어아시아 항공기에 탑승했다가 실종된 선교사 박성범 씨(오른쪽)의 캄보디아 현지 선교활동 모습. 여수제일교회 제공
승객, 승무원 등 162명을 태우고 28일 추락한 에어아시아 항공기에 탑승했다가 실종된 선교사 박성범 씨(오른쪽)의 캄보디아 현지 선교활동 모습. 여수제일교회 제공
28일 에어아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로 실종된 박성범 선교사(37)는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캄보디아 빈민촌, 보육원 아이들 사이에서 ‘키다리 아저씨’ ‘키다리 친구’ 등으로 불렸다.

박 씨는 인도네시아 선교활동 이전에 두 차례나 캄보디아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2004년 8월부터 2년간 한국국제협력단(KOICA) 봉사단원으로 왕립 프놈펜대에서 한글을 가르쳤던 그는 2년 뒤인 2008년 2월 다시 캄보디아를 찾았다. 이번에는 캄퐁참 시 빈민촌에 살며 보육원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했다. 대학에서 중어중문학을 전공했지만 컴퓨터에 능한 그는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그 역시 아이들을 좋아해 집도 보육원 바로 앞에 얻었다.

한글과 컴퓨터를 가르치면서 매주 보육원과 빈민촌 아이 50여 명을 목욕시키는 일은 늘 그의 몫이었다. 목욕을 마치면 상처 난 아이들의 치료도 그가 맡았다. 아이들과 함께 뛰어놀고, 사진을 찍어주는 것도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교회 동료인 김모 씨(43·여)는 “2010년 8월경 캄퐁참 시를 방문해 박 씨와 봉사활동을 잠시 함께했다”며 “보육원과 빈민촌 아이들이 유난히 박 씨를 좋아하고 따랐다”고 말했다.

박 씨가 소속된 전남 여수제일교회 김성천 담임목사는 29일 새벽기도회에서 “박 씨는 청년으로서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한글을 가르치며 IT(정보기술) 강국 한국의 위상을 알리는 일을 했다”며 그의 무사귀환을 기원했다.

여수=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캄보디아#키다리 아저씨#에어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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