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대선 불출마 선언…“국민의 마음 얻지 못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6일 14시 20분


박원순 서울시장. 동아일보DB
박원순 서울시장. 동아일보DB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주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정말 대한민국을 새롭게 바꾸겠다는 열망으로 열심히 노력했지만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며 "비록 후보로서의 길을 접지만 정권교체를 위해 민주당 당원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혀온 박 시장은 최근 '야권 공동경선'과 '야권 공동정부'를 주장하며 당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서는 "청산대상"이라며 날선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낮은 지지율이 결국 박 시장의 발목을 잡았다. 박 시장 측 박홍근 의원은 "그 동안 현장에서 국민들을 만나며 느낀 결론 끝에 '이번에는 박원순에게 기회가 오는 시점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전했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당시 선제적인 대처로 대선 주자 지지율 20%를 넘어섰던 박 시장의 지지율은 최근 조사에서는 3% 선까지 내려갔다. 당 관계자는 "조기 대선이 가시화 된 상황에서 짧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지지율 만회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 시장은 25일 밤 결심을 굳히고 주변 측근들에게 불출마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관심은 대선 국면에서 박 시장의 역할에 쏠리고 있다. 박 시장이 이재명 시장, 김부겸 의원과 야권 공동정부를 위해 손잡았던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세 사람 간의 연대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대권 도전을 접은 박 시장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1000만 서울시민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시정에 기여하는 게 향후 정권교체에 기여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당분간은 특별한 정치적 행보를 하지 않고 당 경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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