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손혜원, 국회 상임위중 수천 만원대 자개장 거래 중개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25일 1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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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 회의 도중 손혜원 의원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지인 김모 씨와 자개장 거래를 중개하는 모습. 일요시사 캡처
2016년 7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 회의 도중 손혜원 의원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지인 김모 씨와 자개장 거래를 중개하는 모습. 일요시사 캡처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국회의원 임기 중에 자신이 설립하고 남편이 대표로 있는 공예품 판매·유통업체 ‘하이핸드코리아’의 나전칠기 상품 거래에 개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무 외 영리 행위와 겸직을 금지한 국회법, 국가공무원법 위반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손 의원은 2016년 7월 1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 전체회의장에서 휴대폰 문자로 자개장 거래를 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돼 물의를 빚었다. 당시 찍힌 손 의원의 휴대전화 화면에는 지인 김 모 씨에게 나전칠기 사진을 전달 받은 후 “내가 250 줬으니 그거만 받으면”, “신촌 자개장 조○○ 사장이 사고 싶다는데”라고 보내는 손 의원의 문자가 포착됐다. 손 의원실의 보좌관은 이 같은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자 “크로스포인트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은 훨씬 좋은 작품으로 그렇게 싼 가격은 있을 수 없다”며 “지인에게 개인 소장품을 판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문자에 등장하는 조 모 씨에게 확인한 결과는 달랐다. 조 씨는 24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문자의 앞에 나오는 250만원 짜리 거래는 다른 사람과의 문자 내용으로 별개의 것”이라며 “나는 하이핸드코리아에서 판매하는 6000만원 짜리 자개장 구입 문의를 위해 손 의원과 협의를 했다”고 말했다. 손 의원이 국회 상임위 도중 판매 중개한 것이 개인 소장품이 아니라 하이핸드코리아가 소장하고 있는 수천만원 대 나전칠기 작품이었다는 것이다.

조 씨는 “당시 ‘하이핸드코리아’ 측이 6000만 원 정도를 제시했지만, 나는 4000만 원 이상은 힘들다고 여겨 결국 거래가 성사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조 씨가 구입을 시도한 자개장은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내에 입주한 하이핸드코리아 신촌점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는 “겸임교수로 있는 한 대학의 국제디자인 대학원 모임, 디자인 경영 모임의 여행 등을 함께 다니면서 손 의원을 만나 알게 됐다”며 “손 의원이 나전칠기박물관을 운영하고, 비싼 작품도 많이 가지고 있어서 다른 사람들도 많이 구입을 의뢰하곤 했다”고 말했다.

손 의원이 설립한 후 현재 남편 정건해 씨(74)가 대표로 있는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은 나전칠기 관련 공예품 전시는 한국나전칠기박물관에서, 판매는 하이핸드코리아에서 나눠 운영 중이다. 손 의원 측은 하이핸드코리아 경영에 관여한다는 의혹에 “겸직 금지 판단을 받지 않고, 자의로 사직한 뒤 경영에 개입한 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조 씨의 하이핸드코리아의 소장 작품을 중개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 같은 해명은 거짓인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국가공무원법 제64조(영리 업무 및 겸직 금지)와 국회법 제29조의2(영리업무 종사 금지) 등 법률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며 “손 의원은 공직자로서 지켜야 할 의무에 대해서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원모기자 onemore@donga.com
김기윤기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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