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이유미 단독범행”… 안철수-박지원 개입에 선그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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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 조작’ 진상조사 결과 발표
“이준서 대선전 조작 인지 여부… 수사로 밝혀야” 검찰에 공 넘겨
안철수 측근들 6월 24일 조작 처음 알아… 안철수에는 하루 뒤에야 사실 알려
檢, 이준서-김성호-김인원 소환… 이유미 “문재인 대통령-준용씨에 죄송”

눈 감은 이준서… 결과 발표하는 김관영 문재인 대통령 아들의 취업 특혜 의혹을 조작한 사건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국민의당 이준서 전 최고위원(왼쪽 사진)이 3일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 출석했다. 국민의당
 진상조사단장을 맡고 있는 김관영 의원은 이날 자체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당원 이유미 씨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났다. 이 전 
최고위원이 조작 여부를 알고 있었는지는 검찰 조사에서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주 zoo@donga.com·양회성 기자
눈 감은 이준서… 결과 발표하는 김관영 문재인 대통령 아들의 취업 특혜 의혹을 조작한 사건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국민의당 이준서 전 최고위원(왼쪽 사진)이 3일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 출석했다. 국민의당 진상조사단장을 맡고 있는 김관영 의원은 이날 자체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당원 이유미 씨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났다. 이 전 최고위원이 조작 여부를 알고 있었는지는 검찰 조사에서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주 zoo@donga.com·양회성 기자

문준용 씨 의혹 제보 조작 사건을 자체 조사한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진상조사단장)은 3일 조사결과 발표를 통해 “당원 이유미 씨(38·구속)의 단독 범행”이라고 했다. 이어 “이준서 전 최고위원과 당 관계자가 조작 여부를 대선일 전 (5월 8일경) 인지했는지는 검찰 수사로 밝혀질 대목”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씨를 대면 조사하지 못하는 등 조사의 한계 때문에 ‘꼬리 자르기’ 의혹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혹

이날 발표는 예상대로 이 씨의 단독 범행에 초점이 모아졌다. 이 씨가 4월 27일 이 전 최고위원에게 ‘준용 씨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파슨스디자인스쿨 동문을 알고 있다’고 얘기한 뒤 5월 1일 조작된 카카오톡 대화 캡처 화면을 전달했다는 것. 또 이 씨는 이 전 최고위원이 언론에 제보하기 위해 대화 당사자의 녹취록을 가져오라고 독촉하자 허위의 녹음파일을 만들어 3일 이 전 최고위원에게 건넸다. 진상조사단은 대선 전후 아무런 움직임이 없던 이 씨가 지난달 24일 조작 사실을 갑자기 실토했다며 안철수 전 대표나 박지원 전 대표 등 고위층의 개입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전 최고위원이 박 전 대표와 5월 1일 서로 통화한 기억을 새로 증언하는 등 제보 생성과 발표 과정에서 의구심이 가시지 않고 있다. 김 단장은 “이 전 최고위원이 박 전 대표와 5월 1일 한 차례 짧게 통화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제보의 구체적 내용을 의논하지 않았고 이 전 최고위원이 ‘바이버를 통해 자료를 보냈으니 확인해 보라’는 간단한 내용의 통화”라고 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내 휴대전화 ‘발신내역’을 통신사로부터 받았지만 (이 전 최고위원과) 통화한 기록이 없고 통화 사실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두 사람의 통화가 실제로 성사됐는지, 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검찰 수사로 가려지게 됐다.

안 전 대표가 조작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도 의문점으로 남아 있다. 이 씨는 지난달 24일 오전 6시 반 조성은 전 비대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조작 사실을 밝혔다. 이후 조 전 위원은 이 사실을 박 전 대표, 이용주 의원, 송기석 의원, 손금주 의원, 이태규 의원 등 안 전 대표의 핵심 측근들에게 전화로 알렸다. 그러나 안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오전 9시 47분 이용주 의원의 전화로 비로소 관련 내용을 보고받고 크게 놀랐다”고 진술했다.

안 전 대표 진술대로라면 그의 측근들이 24일 조작 사실을 인지하고도 안 전 대표 측에 이 사실을 알리지 않은 셈이 된다. 국민의당의 한 의원은 “당의 진상조사가 안 전 대표와 박 전 대표를 검찰에 소환할 명분을 만들어준 것 아니냐”고 했다.

○ 의혹 연루 김인원 “그래도 지구는 돈다”

서울남부지검 공안부(부장 강정석)는 3일 이 전 최고위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김성호 전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 수석부단장과 김인원 전 부단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김 전 수석부단장은 “안 전 대표는 대한민국 정치인 중 가장 양심적이고 믿을 수 있는 정치인”이라며 “조작 사실을 알았다면 기자회견을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전 부단장은 채용 특혜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준용 씨) 입사원서에는 대학과 학과조차 기재돼 있지 않았다”며 “이런 경우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또 “이 사건으로 채용 특혜 의혹의 진실이 가려져서는 안 된다”며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말했듯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말이 제 마음을 대변한다”고 덧붙였다.

이준서 전 최고위원은 “이 씨에게 조작을 지시한 적 없으며 윗선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당이 제보 조작을 발표하기 이틀 전 안 전 대표를 만난 이유에 대해서는 “검찰 소환 통보를 받고 당에 대한 서운함을 표현한 것이지, 조작에 대한 것을 알리고 상담하려고 한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씨는 이날 변호인을 통해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문준용 씨와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 유권자들과 국민 모두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장관석 jks@donga.com·정지영 기자
#이유미#국민의단#조작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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