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유섬나-정유라 아들… 장시호는 집으로 돌아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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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너무 아프고 지금도… (울음) …죽어간 어린 생명들을 생각하면 매일매일 물이 닿을 때마다 아픈 가슴을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제 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2014년 사망)의 장녀 유섬나 씨(51)는 7일 세월호 유가족을 향해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유 씨는 세월호 참사 발생 1148일 만에 프랑스에서 강제 송환돼 한국 땅을 밟았다. 인천국제공항 입국 후 인천지검에 도착한 유 씨는 취재진에게 “그분들(세월호 유가족)에게는 어떤 말로도 위로가 안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같이 아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 “세월호는 슬프지만, 나는 억울”

492억 원대의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프랑스에서 도피 생활을 이어가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유섬나 씨가 7일 송환됐다. 인천=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492억 원대의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프랑스에서 도피 생활을 이어가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유섬나 씨가 7일 송환됐다. 인천=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약 3년 만에 한국에 온 유 씨는 자신을 둘러싼 혐의에 대해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얼굴 표정은 당당했다.

‘도피 생활을 오래했는데 송환을 거부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유 씨는 “저는 도피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이어 “지난 시절 무자비한 공권력으로부터 저를 보호할 방법이 없었다. 해외의 다른 법으로라도 보호를 받고 싶어 이제까지 기다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는 공정한 심사를 받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유 씨는 자신과 아버지인 유 전 회장 등에 대한 수사가 정치적 이유인 듯 암시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프랑스에서 주장한) 정치적 희생양이 어떤 의미인가’란 질문에도 “나중에 얘기하겠다”며 자세한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정권이 바뀌기를 기다렸나’라는 물음에는 “정권보다도 세상이 바뀌길 기다렸다”며 은연중에 자신의 심경을 드러냈다.

492억 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얘기다. 저는 평생 일하면서 살았고 일한 대가로 보수를 받은 거 외에는 횡령하거나 유용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전 회장 등 일가가 세월호를 실소유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세월호 실소유주라는 말을 믿지도 않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검찰은 유 씨가 디자인업체를 운영하며 컨설팅비 48억 원을 빼돌리는 등 세모그룹 계열사에 492억 원의 손해를 입한 혐의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법무부가 2015년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유 전 회장 일가와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등 33명을 대상으로 제기한 1878억 원의 구상금 청구소송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정유라 아들도 귀국, 장시호는 석방


이날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딸 정유라 씨(21)의 생후 23개월 된 아들과 보모, 정 씨의 마필관리사 이모 씨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하는 국적기 직항 편으로 인천공항에 입국했다. 검찰은 이 씨를 임의동행 형식으로 소환해 정 씨의 독일 및 덴마크 도피 행적 등에 대해 조사했다. 이 씨는 독일과 덴마크에서 정 씨와 함께 생활하며 보호자 역할을 했으며, 정 씨가 덴마크 현지 경찰에 체포된 뒤에는 보모와 함께 정 씨의 아들을 돌봐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 씨의 아들을 끌어안고 공항을 빠져나온 보모는 이날 오후 6시 40분경 정 씨가 머물고 있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미승빌딩에 도착했다.

한편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38)는 8일 0시 1심 구속기한 만료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됐다. 국정 농단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풀려난 첫 사례다. 장 씨는 삼성에 한국동계영재스포츠센터에 18억여 원을 후원하도록 강요한 혐의(직권남용) 등으로 지난해 12월 8일 구속 기소됐으며 앞으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인천=차준호 run-juno@donga.com / 신광영 기자
#유섬나#정유라#장시호#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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