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불법 체류 이민자를 제3국에 설치한 ‘역외 송환 거점(Return Hub)’으로 추방하는 내용의 초강경 이민 정책을 추진한다. 불법 체류자의 본국 혹은 연고가 입증된 국가로만 송환했던 기존 방식을 폐기하고 이들의 추방을 더 쉽게 만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유럽 전반의 반(反)이민 기조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U 이사회와 유럽의회 협상단은 1일 불법 이민자 추방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송환 규모를 늘리기 위한 새 ‘송환규정 법안’에 합의했다. 이 법안은 EU 의회와 27개 회원국의 공식 승인 절차를 거쳐 이르면 다음달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수십년 동안 발표된 EU의 이민 정책 중 가장 강경한 수준이라고 EU전문매체 유로뉴스 등이 평가했다.
이번 정책의 핵심은 EU 밖 제3국에 ‘송환 허브’로 불리는 추방 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이다. 이에 따라 EU 회원국은 망명 신청이 기각된 이민자들을 EU와 협약을 맺은 ‘EU 밖 시설’로 보낼 수 있다. 지금까지는 불법 체류자의 본국이나 명확한 연고가 있는 나라로만 송환할 수 있었지만, 이 조항이 사라지는 것이다. 자녀를 둔 가족도 추방 대상이 될 수 있다.
구금 및 입국 제한 조치도 대폭 강화된다. 송환 대기 중인 불법체류자의 최대 구금 기간은 현행 6개월에서 최대 2년으로 늘어난다. 안보 위협 인물로 분류되면 사실상 무기한 구금도 가능해진다. 이들의 EU 입국 금지 기간 역시 기존 5년에서 최대 10년으로 늘었다.
또한 불법 체류자의 거주지와 이들과 관련된 장소에 대한 수색 범위도 더욱 확대된다. 앞으로는 가정집뿐 아니라 이민자 지원단체 사무실, 의료시설까지 단속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논란을 빚고 있는 미국 이민세관집행국(ICE)이 추진해온 강경 단속과 비슷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 현재는 추방 대상자가 소송을 제기하면 판결 전까지 추방이 자동 중단되지만, 새 정책 하에서는 법원이 사안별로 추방 중단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그만큼 불법 이민자의 추방 가능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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