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종전 MOU 메시지 교환 중단” 우크라-가자 이어 교착 국면

  • 동아일보

트럼프 MOU 퇴짜에 신경전 이어가
이란 “레바논 공격 등 휴전 위반”… “노딜도 대비” 주요쟁점 양보 안할듯
공습에 사용된 美공군기지 공격도
“트럼프, 국제정치 현실의 벽 부딪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버지니아주 스털링의 본인 소유 골프장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 방문한 뒤 워싱턴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수정한 양해각서(MOU) 초안이 이란 측에 전달됐다고 CBS뉴스 등이 이날 전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버지니아주 스털링의 본인 소유 골프장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 방문한 뒤 워싱턴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수정한 양해각서(MOU) 초안이 이란 측에 전달됐다고 CBS뉴스 등이 이날 전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초안을 최종 승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이란도 현재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휴전이 위반된 상태라 미국과의 MOU 등을 둘러싼 메시지 교환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이 이란 핵 문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레바논 휴전 등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MOU 내용을 둘러싼 신경전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특히 미국과 이란 모두 최근 강경파가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고농축 우라늄 제거 등을 고수하고 있어 MOU 체결, 나아가 종전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실제로 이란은 ‘노딜’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주요 쟁점에서 일방적 양보를 하지 않겠단 뜻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국지적인 충돌도 이어지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1일(현지 시간) 미국이 이란 남부를 공격하는 데 사용한 공군기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 31일 미군 중부사령부가 이란 가루크와 케슘섬의 레이더 및 드론 통제시설을 공습하자 이에 대한 보복을 감행한 것. 이란은 구체적인 공격 지역은 안 밝혔지만 쿠웨이트 정부는 1일 이란이 자국 영토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미군이 이용 중인 쿠웨이트의 알리알살렘 공군기지가 공격 대상이었단 분석이 나온다. 휴전 중에도 양측의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며 협상 결렬 우려를 키우고 있다.

● 이란 “노딜 상황까지 대비” 쉽게 양보 안 할 듯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1일 “현재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휴전이 위반되고 있는 상황이라 이란은 중재자를 통한 대화와 문건 교환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지난달 31일에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도 합의문에 자체 수정안을 반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MOU 승인 관련 회의를 참모들과 가졌지만, 이란의 핵 능력 억제, 동결 자금 해제,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보고 이란에 수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란은 노딜도 불사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핵 문제와 동결 자금 해제 등 쟁점에서 쉽게 양보하지 않을 것임도 분명히 나타냈다. 또 그 어떤 합의도 최종적이지 않다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상황까지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최근 조세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각각 통화해 점진적 긴장 완화 방안을 제안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첫 단계로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대한 모든 공격을 중단하면 그 대가로 이스라엘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등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는 안을 제안했다는 것. 이는 이란과의 종전 협상 진전을 위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충돌을 자제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계속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전투 범위를 넓히고 있다. 또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는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들이 베이루트에 대한 공습 확대를 허용해 달라고 미국에 요청했다고 지난달 31일 전했다.

● 우크라이나-가자전쟁 이어 이란전까지 교착 국면

미국과 이란 간 종전 MOU 협상이 뚜렷한 성과를 못 내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으로 인해 임기 중 또 하나의 ‘교착(stalemate)’ 국면에 직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에 이어 이란 전쟁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해결을 공언했던 주요 분쟁들이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한 채 장기 교착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모든 상황은 거대한 야망을 가진 대통령이 국제 정치의 냉혹한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힌 결과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 “후속 관리(follow-through)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점이 아니다”라고도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이란#종전 협상#양해각서#핵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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