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감독 시절 테드 터너 CNN 설립자. 피츠버그=AP
테드 터너 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감독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향년 88세.
CNN은 “터너 전 CNN 회장이 미국 플로리다주 자택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하게 세상을 떠났다”고 6일(현지 시간) 보도했습니다.
고인은 1980년 CNN을 세우면서 전 세계 최초로 24시간 뉴스 채널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인물입니다.
그런데 CNN 창립 3년 전에는 브레이브스 감독을 맡기도 했습니다.
CNN 창립식에서 연설 중인 테드 터너 회장. 사진 출처 CNN 홈페이지
고인은 아버지가 운영하던 옥외 광고 회사 ‘터너 애드버타이징’을 물려받으면서 미디어 업계에 발을 디뎠습니다.
그러다 1970년 부도 위기에 놓여 있던 애틀랜타 지역 채널 WJRJ-TV를 인수하면서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고인은 1972년 브레이브스 그리고 역시 애틀랜타에 둥지를 틀고 있는 미국프로농구(NBA) 팀 호크스와 중계권 계약을 맺었습니다.
계속해 1976년에는 브레이브스를 아예 인수해 구단주가 됐습니다.
팀 ‘레전드’ 헨리 ‘행크’ 에런(왼쪽)과 경기를 지켜보는 테드 터너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구단주. 애틀랜타=AP
문제는 브레이브스가 이듬해(1977년) 4월 23일부터 16연패에 빠졌다는 것.
고인은 데이브 브리스틀(93) 감독에게 휴가를 주고는 자기 자신을 임시 감독으로 선임했습니다.
그렇게 그해 5월 11일 피츠버그 방문 경기 때 등번호 27번 유니폼을 입고 더그아웃 한 자리를 자치했습니다.
브레이브스는 이날도 1-2로 패하면서 17연패 늪에 빠졌습니다.
피츠버그 안방 구장 더그아웃에 앉아 있는 테드 터너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임시 감독. 피츠버그=AP
이때 MLB 사무국에서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감독이나 코치는 팀 지분을 소유할 수 없다는 규정이 존재했던 것.
계속 팀 지휘봉을 잡으려면 구단 지분을 팔아야 했습니다.
고인은 “이 규정을 어제 갑자기 만든 게 틀림없다”면서도 “사무국과 소송할 마음은 없다”면서 딱 한 경기 만에 ‘감독 놀이’를 접었습니다.
‘베이스볼 레퍼런스’ 감독 기록 페이지
브레이브스는 번 벤슨(1924~2014) 코치가 임시 사령탑을 맡은 다음 날 경기에서 6-1로 승리하면서 연패에서 벗어났습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브레이브스 선수단은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도 차지한 것처럼 피츠버그에서 샴페인 파티를 열었습니다.
이 파티 참가자 중에는 이날 브레이브스 1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던 제리 로이스터(74) 전 한국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감독도 있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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