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연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머스크와 오픈AI 간 법정 공방에서는 2017년 공동창업자 결별 과정에 대한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Bloomberg·Getty Images
2017년 여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이른바 ‘유령 저택(haunted mansion)’으로 불리던 베이 에어리어 자택에서 열린 오픈AI 공동창업자 모임. 당시 머스크의 연인이었던 배우 앰버 허드가 위스키를 따르며 축하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며칠 뒤 열린 회의에서는 오픈AI 지배권을 둘러싼 격한 충돌이 벌어졌다는 증언이 법정에서 나왔다.
6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오픈AI 공동창업자이자 현 사장인 그레그 브록먼은 미국 연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일론 머스크와 오픈AI 간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7년 당시 결별 과정을 상세히 증언했다.
이번 재판은 머스크가 “오픈AI가 인류를 위한 비영리 조직이라는 약속을 깨고 영리 기업으로 변질됐다”며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와 오픈AI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다. 머스크 측은 자신이 오픈AI 초창기 운영을 위해 약 3800만 달러(약 554억 원)를 지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머스크 측은 이번 소송에서 샘 올트먼 CEO와 그레그 브록먼 사장의 해임을 요구하고 있다. 또 이들이 취득한 것으로 추산되는 약 1340억 달러(약 195조 원) 규모의 이익 역시 비영리 재단에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오픈AI 측은 머스크 역시 당시 투자 유치와 자금 확보를 위해 영리 법인 전환에 적극적이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최근 재판에서는 브록먼의 오픈AI 지분 가치가 약 290억 달러(약 40조 원)에 이른다는 내용까지 공개되며 양측 공방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 “51% 지분과 CEO 요구”…오픈AI 공동창업자들과 충돌
브록먼은 배심원단에게 “파티 당시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며 “며칠 뒤 다시 열린 공동창업자 회의에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머스크는 당시 오픈AI 지분 51%와 CEO 직위를 요구했다. 브록먼은 머스크가 “나는 역사상 가장 많은 수십억 달러 규모 기업을 세웠고 실패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머스크가 공동창업자들을 향해 “당신들도 훌륭하지만 나는 내일이라도 트윗 한 번으로 새로운 AI 회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브록먼은 당시 샘 올트먼, 일리야 수츠케버 등 공동창업자들이 머스크의 요구에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법정에서 “머스크는 로켓과 전기차는 잘 알지만 AI는 몰랐고, 실제로 AI를 깊이 연구할 시간도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회의 말미 분위기는 더욱 험악해졌다고 한다. 브록먼은 “머스크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 주변을 거칠게 돌았다”며 “나를 때리려는 줄 알았다”고 증언했다.
다만 머스크는 브록먼에게 직접 손을 대지는 않았고, 대신 뒤에 있던 테슬라 그림을 집어 들었다고 한다. 해당 그림은 공동창업자 일리야 수츠케버가 머스크를 위해 특별 주문한 선물이었다.
브록먼은 머스크가 그림을 들고 회의실을 나가며 “당신들이 어떻게 할지 결정할 때까지 자금 지원을 보류하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 “영리화 원한 것도 머스크”…오픈AI 측 반격
이번 증언은 머스크 측 주장과 배치되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브록먼은 머스크가 당시 투자 유치를 위해 영리 법인 전환에 적극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머스크가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에게 여러 차례 기부와 투자를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고도 말했다.
머스크 측은 현재 소송에서 오픈AI가 비영리 조직의 지식재산권(IP)을 영리 법인으로 이전해 사실상 기업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머스크 측 변호인 스티븐 몰로는 반대신문에서 브록먼에게 “결국 비영리 조직의 지식재산권을 영리 조직으로 이전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특히 몰로 변호인은 브록먼의 현재 오픈AI 지분 가치가 약 290억 달러에 달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인류를 위한 비영리 사명을 이야기하면서 왜 대부분의 지분 가치를 기부하지 않았느냐”고 몰아붙였다.
이에 브록먼은 “오픈AI의 현재 가치와 성과는 머스크가 회사를 떠난 이후 수년간의 노력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피와 땀, 눈물로 쌓아 올린 결과”라고 반박했다.
다만 그는 “머스크는 오픈AI 설립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가장 큰 자금을 지원했고 비전도 제시했다. 그의 기여에 깊이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