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 협조 갈등’ 냉랭한 관계 속 英 찰스 3세, 첫 訪美… 의회연설도

  • 동아일보

美독립 250주년 트럼프가 초청
양자회담-만찬 등 수차례 회동 예정
트럼프 “양국 관계 회복 도움될 것”

2022년 9월 즉위한 찰스 3세 영국 국왕(사진)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초청으로 27∼30일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 찰스 3세는 1991년 모후(母后) 엘리자베스 2세가 미국 워싱턴 의회에서 연설한 지 35년 만에 영국 군주 자격으로 다시 미 의회에서 연설한다. 이후 미국 최대 도시 뉴욕을 찾아 ‘9·11테러’ 발발 25주년 추도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올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이 시작된 뒤 미국과 영국은 내내 대립 관계다. 중도좌파 성향의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란이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에 군대를 보내 달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했다.

이에 분노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 가능성 등을 거론했다. 또 스타머 총리의 국정 운영 능력과 역량이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에 미치지 못한다고 거듭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뤄지는 찰스 3세의 방미가 얼어붙은 양국 관계를 녹이는 계기로 작용할지 관심이다.

● 트럼프 “찰스 3세, 양국 관계 개선에 기여할 것”

백악관에 따르면 찰스 3세와 커밀라 왕비는 미국 동부시간 27일 오전 워싱턴에 도착해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영접을 받으며 미국 일정을 시작한다.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25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방문은 찰스 3세의 즉위 후 첫 미국 방문이다. 미군 약 500명이 참가하는 성대한 환영 행사도 예정되어 있다.

찰스 3세는 28일 워싱턴 의회에서 상·하원 의원들을 상대로 연설한다. 엘리자베스 2세는 1991년 연설 당시 영국군도 참전한 걸프전의 승리,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의 지도력 등을 칭송했다. 2차대전 당시 영국과 미국이 나치 독일에 공동으로 맞섰고, 당시 미국을 이끈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언론, 표현, 종교, 상호 존중의 자유를 강조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AP통신은 찰스 3세가 모후의 선례에 따라 이날 연설에서도 양국 관계 강화를 강조할 것이라고 점쳤다.

같은 날 찰스 3세와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회담을 갖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찰스 3세와) 모든 걸 얘기할 것”이라면서 이란, 나토, 영국이 미국의 반대에도 2020년 도입한 디지털서비스세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 세금이 구글,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을 겨냥해 만들어졌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회담 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최하는 국빈 만찬이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찰스 3세 내외의 미국 국빈 방문이 양국 관계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전적으로 그렇다. 그는 환상적인 사람”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인 2019년 6월, 집권 2기인 지난해 9월 영국을 국빈 방문했다. 당시 영국 왕실에 대한 호감을 적극 드러냈다.

● 찰스, 엡스타인 피해자-해리 안 만날 듯


찰스 3세는 29일에는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세계대전 당시의 전몰장병을 위한 헌화를 한다. 이후 뉴욕으로 이동해 2001년 9·11테러 희생자를 추모하기로 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추모식에는 인도계 무슬림인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이 초대됐다. 다만 양측은 별도 면담은 갖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찰스 3세는 30일 미국 독립 250주년 파티에 참석한다. 이후 북대서양에 있는 영국령 버뮤다에 들렀다가 귀국한다.

찰스 3세의 동생 앤드루 마운트배튼윈저는 미국 월가 억만장자 출신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연루 의혹으로 모든 직위를 박탈당한 채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엡스타인과 앤드루 전 왕자의 피해자 일부는 찰스 3세와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지만 그는 피해자들과 만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왕실과의 심각한 불화 끝에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이주한 자신의 차남 해리 왕자와도 만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찰스 3세#영국 국왕#미국 방문#9·11테러 추도식#미국-영국 관계#도널드 트럼프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