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머저르 “트럼프-푸틴에 전화 안할것”

  • 동아일보

전임 오르반 ‘친미-친러’ 거리두기
“美, 중요 파트너” 정부 협력은 강조
“EU 우크라 대출 지원 막지 않겠다”

헝가리 총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둔 신생 정당 티서의 머저르 페테르 대표(사진)가 미국과 러시아 정상에게 전화하지 않겠다고 13일 밝혔다. 기존 오르반 빅토르 정부의 친러, 친트럼프 정책에서 벗어나 유럽연합(EU)과의 관계 재구축에 나서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영국 BBC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머저르 대표는 이날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매우 중요한 파트너이자 헝가리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국가”라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하지는 않겠지만 백악관에서 전화가 온다면 통화하겠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협력을 이어가면서도 16년간 장기 집권한 오르반 총리의 노골적인 친트럼프 행보에서 벗어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머저르 대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도 먼저 전화하지 않겠다며, 다만 푸틴이 전화를 걸어오면 통화하겠다고 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과 대화하게 된다면 “4년이 지난 지금 제발 살육을 멈추고 이 전쟁을 끝내 달라고 부탁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오르반 총리는 친러 기조에 따라 EU의 러시아 제재 강화에 사사건건 반대했었다. 최근 오르반 총리는 푸틴 대통령 앞에서 러시아와 헝가리를 각각 ‘사자’와 ‘사자를 돕는 생쥐’로 묘사해 굴욕 외교 논란을 빚기도 했다.

머저르 대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EU의 900억 유로 대출 지원에 대해선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며 “더 이상 막지 않겠다”고 했다. 다만 “헝가리는 (대출 지원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헝가리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자국 예산을 투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EU는 머저르의 총선 승리를 반기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2일 오르반 총리가 패배를 인정한 지 17분 만에 자신의 X에 “헝가리가 유럽을 선택했다”며 “한 나라가 유럽의 길을 되찾았다. EU는 더 강해졌다”고 환영했다. 앞서 오르반 총리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정책에 번번이 반대하며 EU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방해했다.

EU는 헝가리의 정권 교체를 계기로 그동안 추진되지 못한 우크라이나 대출 지원은 물론 대러 제재 강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등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고관세 등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에 맞서 유럽 단일대오를 유지하는 데 유리한 국면이 조성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헝가리 총선#티서 정당#머저르 페테르#유럽연합#미국 헝가리 관계#우크라이나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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