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헌법 개정의 때가 왔다”… ‘군사 대국화’ 의지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12일 17시 23분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12일 “헌법 개정의 때가 왔다”면서 “개정 발의에 대한 가닥이 잡힌 상태로 내년 당대회를 맞이하고 싶다”고 했다. ‘올해 개헌 논의 진전, 내년 개헌안 발의’라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가 개헌 관련 시간표를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도쿄 시내 호텔에서 열린 자민당 당대회에서 “일본인의 손에 의한 자주적인 헌법 개정은 당의 기본 방침”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회에서의 개헌 논의에 대해 “논의를 위한 논의여서는 안 된다”며 “국민의 부탁에 응하기 위해서는 결단을 위한 논의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페이지를 넘길지 여부를 국민에게 당당히 묻자”고 덧붙였다. 국회 차원의 논의에 그치지 않고, 개헌을 위한 국민 투표까지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힌 것이다.

일본에서 개헌안을 발의하려면 중의원과 참의원(상원)에서 각각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이후 국민투표에서 과반을 얻어야 성립된다. 자민당은 올해 2월 총선에서 압승을 거둬 현재 중의원(하원) 전체 465석 가운데 개헌안 발의가 가능한 의석수(310석)를 넘는 316석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참의원에서는 연립여당인 일본유신회 의석을 합쳐도 과반에 못 미친다. 다만 개헌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야당 의원들도 적지 않아 참의원 통과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개별적인 개헌 항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카이치 총리가 당 총재로 있는 자민당 또한 ‘개헌 몰이’에 앞장서고 있다. 이번 당 대회를 앞두고 발표한 ‘창당 70주년 새 비전’에서 개헌과 관련해 “사활적으로 요구된다”며 “실현을 위해 당의 총력을 결집해야 한다”고 했다. 당 대회에선 개헌 초안의 국회 제출 등을 목표로 담은 ‘2026년 운동방침’도 채택했다.

개헌 성사 여부는 결국 내용의 ‘디테일’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이 검토되는 사안들 중 긴급사태조항, 선거구 조정, 교육 환경 충실 등과 달리 새로 자위대를 명기하는 것에 대해선 일본 내에서도 이견이 적지 않다. 평화헌법으로도 불리는 현재 헌법 9조에는 전쟁과 무력행사의 영구 포기, 육해공군 전력 보유와 교전권 부인 등의 내용이 담겨있고 이에 따라 헌법에는 실질적인 군대인 자위대에 대한 언급이 없다. 이에 자위대가 새로 헌법에 명기될 경우 일본이 ‘전쟁 가능 국가’가 되는 것을 넘어 ‘군사 대국화’의 길이 더욱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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