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남미 17곳과 ‘미주의 방패’ 띄워… “마약 카르텔 공동대응”

  • 동아일보

“용납 못할 위협” 군사력 사용 시사
쿠바엔 “막다른 골목” 정권교체 압박
“서반구 밖 외국세력 위협도 차단”
‘돈로주의’ 행보로 지지층 달래기도

크리스티 놈 ‘미주의 방패’ 특사,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왼쪽부터)이 7일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중남미 17개국이 참여하기로 한 ‘미주의 방패’ 회의를 주재했다. 마이애미=AP 뉴시스
크리스티 놈 ‘미주의 방패’ 특사,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왼쪽부터)이 7일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중남미 17개국이 참여하기로 한 ‘미주의 방패’ 회의를 주재했다. 마이애미=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파나마 등 중남미 17개국 정상급 인사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초청해 마약 카르텔 등 강력 범죄에 공동 대응하는 연합체 ‘미주의 방패(Shield of the America)’를 출범시켰다. 중남미 마약 카르텔이 미주 대륙을 포함한 서반구 안보의 ‘용납할 수 없는 위협’이라며 미군 주도의 공동 군사력 사용을 불사할 뜻을 밝혔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란 공습을 시작했다. 중동 상황이 ‘시계 제로’인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중남미 정상을 불러모은 것은 “이란 사태와 관계없이 미국 본토와 서반구 방어에 주력하겠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연내 정권 교체를 거듭 거론한 쿠바 공산정권을 향해 “막다른 골목에 놓여 있다”고 위협했다. 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이란 공습에 이어 쿠바 정권 교체 등 ‘다중 전선(戰線)’을 펼치는 것이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지지층은 “이란 공습으로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고립주의 원칙이 훼손됐다”고 불만을 표한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 도널드와 19세기에 미주 대륙 중심의 미국 우선주의를 외쳤던 제임스 먼로 전 대통령의 이름을 합한 ‘돈로주의’를 강조해 이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려는 행보로 보인다.

● 美-중남미 17개국이 마약 카르텔 공동 대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이애미 도럴 리조트에서 ‘엘살바도르의 트럼프’로 불리는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중남미 주요국 인사,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크리스티 놈 ‘미주의 방패’ 특사 겸 전 국토안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을 대동하고 ‘미주의 방패’ 정상회담을 주최했다. 그는 동맹국과 군사력을 합해 “사악한 (마약) 카르텔과 테러 네트워크를 파괴하겠다”며 “미국은 가능한 곳에서 그들을 강력히 타격하고 있으며, 앞으로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석한 중남미 인사들을 향해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들(마약 카르텔)이 어디 있는지만 알려 달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관한 대통령 포고문에도 서명했다. 서반구 내 범죄 카르텔의 영토 통제, 자금 조달, 자원 접근권 등을 박탈하기 위해 각국이 협력하며 미국이 동맹국 군대를 훈련시키고 동원해 이에 맞서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미국과 동맹국이 “서반구 밖 악의적 외국 세력 등의 위협을 차단해야 한다”는 점도 명시했다. 중국, 러시아, 북한 등의 위협에 공동 대처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회의에 중남미 최대 국가 브라질,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는 참여하지 않았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진보 성향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반(反)이민 정책 등을 두고 강하게 대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멕시코 카르텔이 우리 반구의 유혈 사태와 혼란을 조종하고 있다”고 거듭 불만을 제기했다.

● “쿠바, 막다른 골목”… 압박 가속

트럼프 대통령은 또 올해 내 정권교체 가능성을 시사한 쿠바 공산정권에 대한 압박 강도 또한 높였다. 그는 올 1월 축출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거론하며 “쿠바에서도 곧 (이와 유사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간 베네수엘라로부터 원유, 의료 등을 지원받았지만 마두로 대통령의 축출 후 지원이 끊겨 어려움에 처한 쿠바의 상황을 거론하며 정권교체를 자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가 미국과의 협상을 원하고 있다며 자신, 루비오 장관, 다른 몇몇 인사가 “쿠바와 협상 중”이라고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매체 폴리티코 인터뷰에서는 “이란 정권이 무너지면 쿠바도 무너질 것”이라며 “나에게는 작은 문제 중 하나일 뿐”이라고 했다. 이란과의 전쟁 와중에 쿠바에 대한 군사 작전을 전개하는 것이 미군에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반면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X’에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과 ‘미주의 방패’ 연합체를 “신(新)식민주의적 발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정권의 2인자였지만 현재 미국에 협력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는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을 높이 평가하며 “미국과 함께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세계 최대 원유 보유국인 베네수엘라가 미국과의 원유 산업 협력을 통해 경제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며 “베네수엘라가 어느 때보다도 많은 돈을 벌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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