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갈등 점입가경… “中-러 폭격기, 도쿄 겨냥 첫 비행”

  • 동아일보

日당국 “도쿄 폭격 가능 과시 의도”
日, 85조원 역대 최대 방위비 추진
中 견제 명분 삼아 군비 증강 나서

[AP/뉴시스]
[AP/뉴시스]
일본 오키나와섬 인근에서 9일 연합 훈련을 실시한 중국과 러시아 폭격기들이 일본 수도 도쿄 방향인 북동쪽을 향해 비행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3일 전했다. 6일 공해상에서 일본 자위대 전투기를 향해 레이더를 조사(照射·겨냥해 비춤)했던 중국이 핵무기 탑재 가능 폭격기를 동원한 훈련에서 도쿄를 폭격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던진 거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요미우리는 중국 폭격기가 도쿄 방향으로 비행한 적은 2017년에도 있었지만, 러시아와의 훈련에서 이 같은 시도를 한 건 처음이라고 분석했다.

13일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방위성 통합막료감부(한국의 합동참모본부 격) 자료를 인용해 중-러 폭격기가 9일 오키나와섬과 미야코지마 사이를 통과한 뒤 왼쪽으로 90도가량 틀어 북동진했다고 전했다. 이때 폭격기들이 이동한 경로를 직선으로 이어보면 도쿄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일본 방위성 당국자도 “도쿄를 폭격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요미우리에 밝혔다. 다만, 이날 중-러 폭격기는 일본 본토 4개 섬 중 하나인 시코쿠 남쪽에서 동중국해 방향으로 돌아갔다.

이런 가운데 교도통신은 일본이 내년 방위비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인 9조 엔(약 85조 원)까지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증액된 예산은 장거리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확충에 주로 쓰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지난달 7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국회에서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한 뒤 촉발된 중일 갈등이 지속되고, 일본도 예고했던 것처럼 대규모 방위비 증액에 나서면서 동북아 지역에서의 군사적 긴장이 계속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전 주고베 총영사)는 “중국이 일본에 강경 대응을 보이는 가운데 일본이 방위비를 늘리며 군비 증강에 나서는 상황”이라며 “역내 긴장 고조와 군비 경쟁에 대한 한국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러시아#일본#중-러 폭격기#중일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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