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방부가 미국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X·옛 트위터)에 공식 계정을 개설하며 해외 홍보에 본격 나섰다.
해외 플랫폼 접속을 차단해 온 중국 당국이 직접 계정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국제사회에 능동적으로 메시지를 발신하려는 전략 변화로 해석된다. ● “세계에 중국군을 알리겠다” 첫 게시물 공개… 왜 지금 X인가
8일 베이징일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 국방부는 엑스 계정을 개설했다. 계정 소개글에는 “새로운 시대의 중국 국방을 알고 싶다면 우리를 팔로우하라”라는 문구를 영어로 남겼다.
베이징일보는 같은 날 X에 해당 중국 국방부 계정을 태그하며 글을 올렸다. 베이징 일보는 “중국 국방부가 엑스 공식 계정을 개설했다. 이는 중국군이 더욱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자신감 있는 이미지를 보여주려는 행보로 해석된다”라는 글을 올리며 개설 소식을 전했다.
중국 국방부는 첫 게시물에서 “이 플랫폼에서 중국과 중국군의 이야기를 전하겠다”고 예고했다. 함께 공개된 1분 10초 분량의 영상에는 인민해방군의 훈련과 해외 파병, 재난 구조 장면이 담겼고, 자막에는 “중국군은 언제나 세계 평화를 지키는 힘”이라는 문구가 영어로 삽입됐다.
● 자국민은 못 쓰는 SNS… 중국군의 해외 계정 확대 전략
하지만 이러한 대외 홍보 강화 움직임은 중국의 인터넷 통제 정책과 대비된다. 중국은 유튜브·페이스북·엑스 등 해외 SNS 접속을 원칙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중국 내에서 해외 플랫폼을 사용하려면 VPN 같은 우회 접속이 필요하다.
이처럼 중국 당국은 표현 통제와 정보 차단을 목적으로 해외 플랫폼 사용을 제한하면서도, 정부·군 기관은 해외 홍보 수단으로 같은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는 이중 구조를 유지해 왔다.
실제로 중국의 군 관련 기관은 최근 몇 년간 해외 SNS 운영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중국 해군, 국방대학 산하 국제방위학원, 군 기관지 해방군보 등도 이미 X·유튜브·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선전 영상과 정책 메시지를 정기적으로 발신하고 있다. 이번에 국방부까지 직접 SNS 활동에 나선 것은 중국군의 국제 이미지 관리와 외교 메시지 선점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특히 미·중 경쟁 구도 속에서 중국이 서구권 이용자가 많은 X를 선택한 점에 주목한다. 이는 자국 군사력의 정당성·평화 기여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한편, 중국군 관련 여론을 직접 관리하려는 의도와 맞물린다는 것이다. 미국 대선 이후 SNS 플랫폼의 국제 정치 영향력이 다시 커지는 환경도 중국의 전략적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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