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대가로 전쟁의 최고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전체를 넘기라는 요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 보도했다.
이번 통화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7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하기 하루 전 이뤄졌다.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비공개 오찬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본토 타격이 가능한 장거리 순항미사일 토마호크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려던 기존 계획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러시아의 입김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자리에 배석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러시아 국기를 연상케 하는 흰색, 파란색, 빨간색 줄무늬의 넥타이를 착용해 논란이 일었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전쟁 발발 후 도네츠크주의 약 4분의 3을 점령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점령지는 물론 우크라이나가 장악하고 있는 나머지 지역까지 넘기라고 요구하고 있다. 스티븐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도 17일 우크라이나 당국자들과의 회담에서 “도네츠크 주민의 대다수가 러시아어 사용자”라며 “현실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우크라이나 측을 압박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뒤 트루스소셜을 통해 “조만간 푸틴 대통령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은 앞서 올 8월 15일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종전 방안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