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재계총수 골프회동, 한번에 경기 시작 ‘샷건’ 방식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0월 19일 14시 09분


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김동관 참가
경기후 클럽하우스서 美투자-관세 등 대화 가능성
백악관, 참가자 명단 밝히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한국, 일본, 대만의 대표 기업 총수들과 골프 회동을 가졌다. 한국계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다리를 놓은 것으로 알려진 이번 회동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참가했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여러 명의 해외 기업 경영자와 골프 회동을 가진 것은 이례적이다. 소문난 골프 애호가인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에도 자신이 소유한 27홀 규모의 이 골프장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일본 총리와 골프를 즐겼다. 당시 두 사람의 관계는 ‘브로맨스(남자들 간 친밀한 관계)’로 불릴 만큼 가까웠다. 이를 감안할 때 트럼프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 간 회동이 관세 협상과 대(對)미 투자 등 미국과의 무역 의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8일 백악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전 9시 15분경 골프장에 가서 오후 4시 52분경 나왔다”고 전했다. 약 7시간 37분에 걸친 라운딩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한국 기업 총수들과 교감했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누구와 함께 라운딩을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또 백악관 경호원들이 골프장 입구과 주변에 배치됐고,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하는 등 삼엄한 경비를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재계 총수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한 조에서 동반 라운딩을 하지 않았더라도 경기 전후, 휴식 시간 등을 이용해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때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 관세 협상 등에 관해 이야기가 오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재계에서는 이번 골프 회동이 ‘샷건’ 방식으로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모든 골퍼가 1번 홀부터 4명씩 순차적으로 시작하는 일반 라운드와 달리, 각 팀이 여러 홀에 흩어져 동시에 티샷을 하는 방식이다. 모든 참가자들이 같은 시간에 경기를 시작하고 마칠 수 있어, 경기 후 자연스럽게 클럽하우스에서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5명의 국내 기업인 중 정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은 골프가 끝난 후 곧바로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팜비치데일리뉴스 등 플로리다주 지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7일부터 19일까지 이 골프장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에 위치한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물기로 했다. 특히 17일에는 그의 정치 구호 겸 지지층을 뜻하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위한 1인당 100만 달러(약 14억 원)의 모금 저녁 행사도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기조 연설을 하며 기부를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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