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이 내년 하반기 AMD와 손잡고 GPU(그래픽처리장치) 5만 개를 도입해 인공지능(AI) 슈퍼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히면서, AI 칩 시장의 절대 강자인 엔비디아의 독주 체제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14일(현지 시간) AP통신, CNBC에 따르면 오라클과 AMD는 내년 3분기부터 GPU를 배치해 ‘AI 슈퍼클러스터’를 구축하는 협력 관계를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AI 슈퍼클러스터는 초고성능 컴퓨터들이 대규모 네트워크로 연결돼 하나의 시스템처럼 작동하는 AI 연산 인프라를 뜻한다.
양사는 체세대 AI 모델이 기존 인프라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곧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며, 이번 협력을 미래형 연산 인프라 구축을 위한 선제적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AMD와 오라클의 협력 확대는 최근 몇 달간 이어지고 있는 AI 업계의 대규모 협력 붐의 일환이다. 거대 기술 기업과 AI 개발사들이 막대한 자금과 자원을 AI 생태계에 쏟아붓고 있다.
그 중심에는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있다. 오픈AI는 전날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손잡고 자체 AI 칩을 설계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지난주에는 AMD와 AI 인프라용 칩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는 오픈AI가 AMD 지분 최대 10%를 인수할 수 있는 옵션도 포함됐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엔비디아가 오픈AI의 연산력 강화를 위해 AI 데이터센터 10GW 규모 확충에 1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오픈AI는 초기 챗GPT 개발을 포함한 대부분의 AI 모델 학습에 엔비디아 칩을 사용했고, 현재 데이터센터 GPU 시장의 90% 이상을 엔비디아가 점유하는 등 두 회사는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오픈AI는 “AI 연산력 확보가 최우선”이라며 엔비디아뿐 아니라 AMD·브로드컴 등 복수의 공급망 확보와 자체 AI 칩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한편 일부 업계 분석가와 금융기관들은 AI 열풍에 따른 기술주 급등이 거품으로 이어질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현재 기술주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2000년 닷컴버블 정점 당시 수준에 근접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영국중앙은행(BOE)은 지난주 보고서에서 “AI 붐으로 과도하게 부풀려진 기술주 가격이 결국 붕괴될 수 있다”며 AI 주가 거품 리스크를 공식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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