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게시물이 단 하루 만에 미국 증시에서 2조 달러(약 2870조 원)를 증발시켰다.’(미국 경제방송 CNBC)
10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희토류 통제 강화를 선언한 중국에 대해 100%의 추가 관세를 물리고, 모든 필수 소프트웨어에 대한 대(對)중국 수출 통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히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미중 간 무역 전쟁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휩싸였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는 투자자들이 대거 매도에 나섰다. 경기 변동에 민감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3.56%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71% 떨어졌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또한 1.90% 내렸다.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화폐 역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 빅테크-비트코인 급락… 계속된 상승에 따른 고평가 지적도 영향 줘
이날 뉴욕 증시에서는 생산 및 유통 과정에서 중국과의 거래 비중이 높고 희토류 의존도 또한 큰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이 증시 급락을 주도했다.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엔비디아가 4.9% 떨어졌다. 이 외에도 테슬라(-5.1%), AMD(-7.8%), 애플(-3.5%), 팔란티어(-5.4%), 아마존(-4.99%) 등 주요 빅테크의 주가가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S&P500 기업 중 424곳이 적자로 마감하는 등 광범위한 매도세가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비트코인의 하락 또한 가팔랐다. 이달 6일 12만6200달러(약 1억8109만 원)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찍었지만 11일 한때 11만 달러 선 아래로 무너졌다. 이더리움, 솔라나, 리플 등 다른 가상화폐 역시 하락세가 이어졌다.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 외에도 최근 미국 주식시장이 연일 상승하면서 고평가 지적이 제기됐던 것도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선 배경으로 분석된다. ‘월가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더 큰 폭의 미국 증시 하락 위험이 있다”며 미 증시가 향후 6개월에서 2년 안에 심각한 조정을 겪을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영국 중앙은행(BOE)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최근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의 급등이 1990년대 IT 기업이 주도한 ‘닷컴 버블’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 ‘일시적’ vs ‘추가 하락’ 전망 엇갈려
투자자들은 이번 증시 급락이 일시적 하락에 그칠지, 추가 하락세로 이어질지 여부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
일시적 하락을 전망하는 쪽에서는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즉 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관세 강경책을 펼치는 듯하다가도 결국에는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번에도 일단 중국을 위협한 후 결국은 절충점을 찾으려 할 것이란 의미다. 프리덤캐피털의 제이 우즈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이번 급락은 다시 한 번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반면 추가 하락을 전망하는 쪽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에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물가 상승 등 미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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