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직접 날아가 이-하마스 휴전 서명식… 인질도 석방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0월 13일 03시 00분


13일 이집트서 합의안 서명
유엔 총장 등 20개국 정상도 참석
팔 피란민들 대거 귀환 행렬
하마스 무장해제-이 철군 이견 여전… 휴전 과정 난항 겪을 가능성도 제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이스라엘을 방문한 뒤 이웃 이집트로 건너가 자신이 중재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1단계 휴전 합의에 대한 서명식을 개최하기로 했다. 같은 날 하마스는 2023년 10월 7일 전쟁 발발 후 현재까지 억류 중인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을 석방할 예정이다.

이번 서명식에는 트럼프 대통령,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 20여 개국 정상이 참석해 휴전에 대한 지지를 보낼 예정이다.

다만 하마스의 무장 해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의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 등에 대한 양측 대립이 여전해 서명식과 별개로 휴전 과정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여전히 제기된다.

● 트럼프, 13일 이스라엘-이집트 동시 방문

‘가자시티 귀환’ 팔 주민 긴 행렬 10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중부 해안에서 북부 거점도시 가자시티로 귀환하려는 주민들이 긴 행렬을 이루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1단계 휴전에 합의한 이스라엘이 그간 통제했던 주요 도로의 통행을 허용하면서 전쟁 발발 후 중남부로 피신했던 가자시티 주민들이 복귀할 통로가 마련됐다. 가자지구=신화 뉴시스
‘가자시티 귀환’ 팔 주민 긴 행렬 10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중부 해안에서 북부 거점도시 가자시티로 귀환하려는 주민들이 긴 행렬을 이루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1단계 휴전에 합의한 이스라엘이 그간 통제했던 주요 도로의 통행을 허용하면서 전쟁 발발 후 중남부로 피신했던 가자시티 주민들이 복귀할 통로가 마련됐다. 가자지구=신화 뉴시스
11일 이집트 대통령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사실을 확인하며 ‘가자 평화를 위한 정상회의’가 13일 홍해 연안의 유명 휴양지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다고 공개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회의가 “가자지구의 전쟁을 끝내고 중동의 평화와 안정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 하마스 지도자는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참석 또한 불확실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에 따라 하마스는 13일 오전까지 그간 억류해 온 이스라엘 인질을 모두 풀어주기로 했다. 이스라엘 또한 자국 감옥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대거 석방할 예정이다. 이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내의 군사 활동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전쟁 발발 후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해 가자지구 남부로 피란을 떠났던 가자지구 북부 주민들도 대거 귀환 행렬에 나섰다. 이스라엘군은 최근까지도 북부의 거점도시 가자시티로 향하는 주요 도로를 전면 봉쇄했다. 하지만 1단계 휴전 합의가 성사된 후 봉쇄를 풀었고 현재 수십만 명의 주민이 가자지구 북부로 귀환하고 있다.

이스라엘 역시 인질 복귀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11일 경제 중심지 텔아비브 도심의 ‘인질 광장’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 인질의 조속한 귀환을 촉구했다. 상당수 시민은 휴전 합의를 중재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치하하며 그의 얼굴이 그려진 팻말을 들고 성조기를 흔들었다.

이스라엘 군중 “생큐 트럼프” 11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시민들이 이번 휴전 협상을 중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팻말을 들고 조속한 휴전 개시,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들의 빠른 귀환을 촉구하고 있다. 텔아비브=AP 뉴시스
이스라엘 군중 “생큐 트럼프” 11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시민들이 이번 휴전 협상을 중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팻말을 들고 조속한 휴전 개시,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들의 빠른 귀환을 촉구하고 있다. 텔아비브=AP 뉴시스
이날 광장에는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 이번 합의에 관여한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이며 유대계인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 대통령의 장녀이며 쿠슈너의 부인인 이방카 등이 총출동했다. 윗코프 특사는 “인질이 돌아오고 있다.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군중 또한 “생큐 트럼프”를 외쳤다.

● 하마스 무장 해제와 이스라엘군 철수 관련 합의는 난항

다만 하마스 무장 해제, 가자지구에서의 이스라엘군 철수 등을 둘러싼 양측 대립은 계속되고 있다. 또 양측이 실제 이를 이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하마스 고위 관리 호삼 바드란은 11일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보유한 무기는 팔레스타인 주민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또 공격하면 여지없이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가자 주민들을 이웃 나라로 이주시키고 이곳을 호화 리조트로 개발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대해서도 “영토를 떠날 뜻이 없다”고 일축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하마스는 휴전 합의 1단계 발효 다음 날인 11일 이스라엘군이 떠난 가자시티로 복귀해 대원 약 7000명을 소집하는 등 가자지구 통제에 나섰다. 대원을 소집하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가자지구를 무법자와 이스라엘 협력자로부터 정화하는 국가적, 종교적 의무의 소명에 응해 총동원을 선언한다”고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 후 가자지구 통치에서 하마스를 배제하겠다”고 밝혔지만 하마스 측이 정면으로 거부하고 있는 셈이다.

하마스 이전에 가자지구를 통치했고, 요르단강 서안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관계자는 “하마스는 바뀌지 않았다. 여전히 ‘무기’와 ‘폭력’만이 생존 수단이라고 믿는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하마스#휴전 합의#가자지구#인질 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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