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인 미국 생물학자 프레드 램스델(65·사진)이 산악 지대인 미국 북서부 아이다호주, 몬태나주 일대로 하이킹 여행을 떠났다가 수상이 발표된 5일(현지 시간) 당일에는 이 소식을 접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램스델은 수상 다음날인 6일 오후 자신의 수상 소식을 접했다. 당시 그는 통신이 되지 않는 산악 지대에서 아내와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이들은 몬태나주의 호텔로 돌아가던 중 잠시 차 수리를 위해 주차했다.
램스델 부부는 이 때 휴대전화를 켰고 200통이 넘게 쏟아진 축하 메시지를 발견했다. 수상 사실을 확인한 그의 아내는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 램스델은 아내의 비명에 “곰이라도 나타난 줄 알았다”는 반응을 내놨다.
램스델은 노벨생리의학상 심사위원회의 토마스 펄만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당시 오후 11시였던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펄만 사무총장은 자고 있었다. 스톡홀름과 몬태나주의 시차는 8시간이다. 램스델과 펄만 총장은 7일 오전에야 통화에 성공했다.
램스델은 일본 생물학자 사카구치 시몬, 미국 생물학자 메리 E. 브렁코와 인간 면역체계의 경비병 역할을 하는 ‘조절 T세포’의 비밀을 밝혀낸 공로로 노벨상을 공동 수상했다. 그는 NYT “동료 수상자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 감사하다”고 밝혔다.
노벨상 수상자들이 수상 결정 직후 곧바로 연락이 닿지 않은 사례는 종종 발생한다. 브렁코 또한 스웨덴 번호로 전화가 오자 스팸이라고 여겨 무시했지만 기자가 집에 찾아와 자신의 수상 사실을 확인했다. 2020년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인 로버트 윌슨, 폴 밀그럼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또한 미국 서부 시간으로 한밤중에 걸러온 노벨위원회의 유선 전화를 받지 않아 뒤늦게 수상 소식을 접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