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우린 파나마 운하 공짜 통과”…파나마 “거짓말” 충돌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7일 13시 59분


美국무 “보호하는 지역에 왜 요금 내나”…파나마 대통령 발끈
파나마, 中 일대일로에서는 탈퇴…트럼프 압박 먹힌 듯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 AP 뉴시스
미국과 파나마의 파나마 운하를 둘러싼 갈등이 진실 공방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은 미국 정부 선박의 운하 통행료 면제를 파나마 정부와 합의했다고 발표했지만, 파나마 정부는 이를 “허위에 근거한 발표”라며 정면 부인하고 나섰다.

6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이날 열린 주간 기자회견에서 전날 미 국무부의 ‘미 정부 선박 파나마 운하 통행료 면제’ 발표에 대해 “미국 대통령 하에서 미국의 외교 정책을 관장하는 기관이 허위 발표를 하는 것이 놀랍다”고 비판했다.

이어 파나마운하청 설립과 관련한 법률상 운하 통행료 면제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대통령에겐 운하 통행료 관련 권한이 없다”며 “(절감되는) 1000만 달러가 미국 경제를 파산시킬 만한 정도는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물리노 대통령은 “(미 국무부의) 이 발표를 완전히 거부한다”며 주워싱턴 파나마 대사에게 국무부 성명에 이의를 제기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물리노 대통령은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와 통화에 나설 예정이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물리노 대통령의 반박에 대해 “미국은 파나마 운하가 공격을 받을 경우 보호할 조약 의무가 있다. 이 의무는 미국 군대, 특히 해군에 의해 시행돼야 한다”며 “분쟁 시기에 보호해야 할 지역을 통과하기 위해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 터무니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파나마 압박이 성과를 거뒀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물리노 대통령은 이날 파나마가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서 공식적으로 탈퇴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루비오 장관은 2일 파나마를 방문해 물리노 대통령에게 파나마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축소를 요구했다. 다만 물리노 대통령은 “이것은 내가 내린 결정”이라며 미국의 압박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을 부인했다.
#파나마#미국#파나마 운하#호세 라울 물리노#도널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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