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쇼핑앱 테무-쉬인 겨눈 美, 중국발 국제택배 한때 차단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6일 03시 00분


[美-中 통상전쟁]
‘800달러 미만 無관세’ 작년 14억건… 美의회 “절반이 中서 오는 택배”
美 소비자들, 물가부담 가중 우려… 택배 차단 반발, 하루만에 재개

게티이미지
한국의 우체국에 해당하는 미국 우편국(USPS)이 4일(현지 시간) 중국과 홍콩발 택배 배송 접수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가 하루 만에 재개키로 했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상대국 수입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에 나서는 등 미중 간 ‘통상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에서 미국으로 넘어오는 택배가 논란의 중심이 된 것이다. 현재 미국 쇼핑앱 1, 2위 업체는 중국계인 ‘테무’와 ‘쉬인’이다. 택배 차단 발표가 난 이날 하루 동안 미 현지에서는 중국발 물품 중단에 따른 시장 충격을 우려하는 여론이 빠르게 확산됐다. 그간 중국계 쇼핑앱을 통해 저렴한 상품을 구매해 왔던 미국 소비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물가 상승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전망이 이어진 것이다. 이날 차단 조치는 일단 하루 만에 해제됐지만 미중 통상 전쟁이 계속되는 동안 시장의 불확실성은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무(無)관세 혜택 누려온 ‘중국계 쇼핑앱’ 노려

이날 우편국 발표는 4일 0시부터 미국이 중국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역시 미국산 일부 제품에 대해 10∼15%의 보복 관세를 물리겠다고 맞서는 상황에서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소허가 규정(de minimis)’을 종료시킨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소허가 규정은 가격이 800달러 미만인 품목에 대해선 특별한 세관 검사나 세금 징수 없이 외국에서 미국으로 물품을 반입할 수 있게 한 제도다. 1930년대부터 운용된 이 제도는 꾸준히 허용 금액을 높여 왔는데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이 제도 적용을 종료시켰다. 중국 업체들이 최소허가 규정을 이용해 저가 물품을 대거 들여와 미국 시장을 잠식했고, 펜타닐(좀비 마약) 등 불법적이고 위험한 물품도 일부 유입시킨다고 판단한 것. 뉴욕타임스(NYT)는 “이제 중국에서 들어오는 택배들은 내용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고, 관세도 지불해야 한다”고 전했다.

실제 미국 세관 및 국경보호국에 따르면 지난해 최소허가 규정을 통해 미국으로 온 택배는 약 14억 건으로 2022년에 비해 두 배나 늘었다. 미 하원 공화당 의회 보고서는 이 중 절반이 중국발 택배라고 분석했다. 특히 싱크탱크인 피터슨연구소는 중국발 택배의 약 3분의 1을 테무와 쉬인의 것으로 추정했다.

테무와 쉬인은 미국 기업인 아마존(7위) 등과 비교했을 때 크게 저렴한 가격으로 미국 전자상거래 시장을 평정했다. 아마존에선 미국산 골프 티(공을 올려 두는 받침)를 5개에 8달러에 팔지만, 테무에서는 같은 가격에 비슷한 제품 60개를 살 수 있을 만큼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처럼 테무와 쉬인 등이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었던 건 최소허가 규정을 이용해 중국에서 값싼 제품을 무관세로 직배송했기 때문이다.

● 아마존 등 미국 기업 이익-소비자는 타격

하지만 이번 조치로 테무와 쉬인 등 중국계 쇼핑앱 업체들은 우편국을 통한 배송이 지연되거나 차단될 위기를 경험했다. NYT는 “앞으로의 주문은 물론이고 이미 주문한 고객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페덱스와 UPS 등 최소허가 규정 택배의 상당 부분을 처리해 온 민간 업체들이 어떻게 대응할지도 논란이 됐다.

NYT는 “페덱스 등 관련 기업은 미국 세관 당국의 자원 부족으로 모든 택배를 검사할 수 없는 현실을 우려해 왔다”며 “최소허가 규정이 종료되면 심각한 병목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발 택배 차단 같은 조치가 아마존 등 미국 기업에 호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WP는 “테무와 쉬인의 물품 가격이 30% 더 비싸질 수 있다”며 “소비자들은 연간 약 220억 달러를 더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홍콩증시에서 중국계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주가가 2% 이상 하락했고, JD닷컴 역시 주가가 5% 이상 폭락했다”고 전했다.

#쉬인#테무#아마존#중국계 쇼핑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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