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안 좋아” 바이든에 등돌린 美 MZ세대, 이유가 ‘틱톡’ 때문?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6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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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틈 노린 트럼프도 ‘틱톡’ 쓸까 고민

뉴시스
미국 청년층에게 소셜미디어 틱톡의 영향력은 상상 이상이다. 2월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미국 18~34세 성인 56%가 틱톡을 사용한다. 20대에서는 틱톡을 뉴스 플랫폼으로 사용한다는 비율이 3분의 1 이상이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 시간) 틱톡이 청년층이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까지 형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틱톡에서 비관적인 경제 전망을 다룬 영상과 소비를 부추기는 영상을 끊임없이 접하는 청년층이 자신의 주머니 사정을 현실보다 부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 실업률, 임금 상승률 등 청년층의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경제지표는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소셜미디어에서 고가 주택이나 명품 등 ‘상징적인’ 부의 지표를 접하고 자신이 처한 현실과 비교하다 보면 스스로 경제력에 문제가 있다고 여기기 쉽다는 것이다.

미 금융회사 크레디트카르마 조사에 따르면 Z세대(1997년~2012년 태어난 세대)의 43%,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 사이 태어난 세대)의 41%가 실제보다 과도하게 돈 문제로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한 응답했다. 1970년대생으로 Z세대의 부모 격인 X세대의 25%, 59세 이상 응답자의 14%와 격차가 크다.

청년층의 비관적인 경제·재정 인식은 11월 미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달 28일 미 CNN방송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18~34세 청년 중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반대한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중은 70%로 다른 모든 연령층보다 높았다.

바이든 대통령(왼쪽)과 트럼프 전 대통령. 뉴시스
바이든 대통령(왼쪽)과 트럼프 전 대통령. 뉴시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이 청년층 지지율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뒤처지고 있다는 여론조사도 나오고 있다. 5일 미 ABC뉴스가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18~29세에게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43%)은 트럼프 전 대통령(48%)보다 5%포인트 낮았다. 지난달 28일 공개된 CNN 여론조사에서도 35세 미만 유권자의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40%)은 트럼프 전 대통령(51%)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았다. 이는 CNN 1월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49%, 트럼프 전 대통령이 46%의 지지를 받은 것에서 역전된 결과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등 돌린 청년층 표심을 잡기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서 틱톡을 선거운동에 사용할지 고민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틱톡 사용금지’ 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틱톡에 비판적인 입장이었다. 하지만 공화당 ‘큰손’으로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의 지분을 가진 제프 야스와 회동한 뒤 입장을 선회한 데다 최근 대선 캠프 내부에선 틱톡을 선거운동에 활용할 경우 이득이 적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5일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틱톡을 사용할 경우 대체로 중국에 강경한 입장인 공화당 지지자들의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온라인상에서 밈(meme·유행 콘텐츠)으로 통하는 트럼프 특유의 자극적인 언행이 틱톡의 전파력과 잘 맞아떨어지고, 젊은 유권자의 마음을 얻는 데도 틱톡이 유용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틱톡 사용을 지지하는 한 캠프 관계자는 WP에 “트럼프 지지는 이미 ‘반(反)문화’ 운동이 됐다”며 “트럼프 지지가 ‘쿨(cool)’하고 멋지다는 인식을 심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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