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기자단 만찬서 트럼프 조롱…“6살짜리 아이·졸린 돈”

  • 뉴시스
  • 입력 2024년 4월 28일 16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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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 밖에선 '가자전쟁 휴전' 촉구 대규모 시위
친이스라엘 보도 행태 비판…"저널리즘 아닌 공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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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6살짜리 아이’, ‘졸린 도널드’로 묘사하면서 올해 11월 자신의 대선 경쟁자를 깎아내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힐튼호텔에서 개최한 백악관 츨입기자단 만찬 행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데 연설 시간을 아낌없이 활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졸린 돈(sleepy Don)’이라고 연설을 시작했는데 ‘졸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에게 붙였던 별명이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성추문 입막음 사건 재판장에서 꾸벅꾸벅 졸던 트럼프 전 대통령을 떠올리며 과감하게 이 단어로 역공을 했다.

이어 “나는 연두교서 이후 엄청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도널드는 최근 힘든 나날을 보냈다. 폭풍(stormy)같은 날씨라고 부를 수 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성추문 사건의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stormy) 대니얼스를 연상시켰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주로 공격받았던 ‘나이’에 대해서도 프레임을 바꾸려 시도했다.

그는 “2024년 선거가 본격화했다. 네, 나이가 문제”라면서도 “나는 6살짜리 아이를 상대로 경주하는 어른”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과 ‘비슷한’ 나이 외엔 공통점이 거의 없다면서 “내 부통령은 실제로 나를 지지한다”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했다. 이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부통령이었던 마이크 펜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거부한 것을 직격한 것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그의 두 번째 임기는 미국에 훨씬 더 해로울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행사장 밖에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 휴전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지지한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했고, 이스라엘에 편향적인 서방 언론들의 보도 행태를 비판했다.

한 시위대는 “미국 언론은 반(反)팔레스타인 이야기를 계속하고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를 경시한다”며 “기자들의 만찬은 바이든 행정부의 조치를 축하하고 지지하는 것 이상이 아니다. 그것은 저널리즘이 아닌 공범”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가자지구 전쟁과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해선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백악관 출입기자단 간사인 NBC뉴스의 켈리 오도널은 가자전쟁 6개월간 전 세계 언론인 100여 명이 사망했다는 것을 간략하게 언급했다. 러시아에 억류된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에반 게르시코비치 등 전 세계에 구금돼 있는 언론인들도 상기했다.

이날 시위엔 약 30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의 차량 행렬은 시위대를 피해 백악관에서 힐튼 호텔까지 예년과는 다른 대체 경로를 이용해야 했다고 AP통신은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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