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이스라엘-사우디 수교 적극 추진한다”-WSJ

  • 뉴시스
  • 입력 2024년 4월 19일 09시 53분


코멘트

아랍국 협력으로 이란의 미사일 공격 방어 성공 계기
네타냐후 이 총리가 팔 국가 수립에 동의하도록 압박
중국의 중동 영향력 확대 견제 목적…가자 전쟁이 걸림돌

미 정부가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오래도록 지체돼온 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 수교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사우디-이스라엘 수교협상은 가자 전쟁으로 중단된 상태다.

미 정부는 수교 성사를 위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약속하도록 압박할 예정이다.

미 정부는 또 사우디에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지원하고 미국과 군사 관계를 보다 공식화하는 방안도 제시할 예정이다.

미 당국자들은 지난 13일 여러 나라가 힘을 합쳐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은 일로 사우디와의 긴밀한 관계가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안보 위협을 막는데 효과적임이 분명해졌다고 말한다.

◆가자 전쟁으로 사우디-이스라엘 수교 중재 노력 중단된 상태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동의하도록 설득하는 일은 여전히 난제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계기로 이스라엘 우파와 국민들 다수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수십 년 동안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2국가 해법을 이스라엘과 수교의 조건으로 제시해왔다. 이와 관련 최근 사우디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구두로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동의하겠다고 약속하면 수교 협상에 더 큰 관심을 가질 것임을 비공개로 시사해왔다. 사우디 당국자들은 또 수교 협상이 가자 전쟁을 끝내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전후 아랍 국가들이 가자 지구에 군대를 파견해 안전을 보장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아랍 국가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동의하는 것을 최우선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미국은 1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상정된 팔레스타인 당국의 유엔 가입 방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대변인은 팔레스타인 당국의 유엔 가입으로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이 달성되지 않을 것”이라며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이 사우디의 수교 협상 동의를 설득했으나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반대하는 경우 미 고위당국자가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이 사우디와 수교를 통해 얻는 혜택들을 공개 제시할 수 있다고 미 당국자가 밝혔다.

◆미 고위당국자가 사우디 수교 따른 이스라엘의 이익 공개 강조할 계획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올해 초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미국의 입장을 일부 선보였다.

그는 다보스 포럼에서 “예전과 달리 아랍국들과 중동 이외의 이슬람 국가들이 이스라엘과 관계를 맺고 있다. 이 국가들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으로 이어지는 길이 열려야 한다고 절대적으로 확신하며 우리도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사우디와 이스라엘 수교 협상을 통해 사우디와 미국의 관계를 굳건히 함으로써 중국의 중동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사우디는 미국으로부터 보다 확고한 안보 지원 약속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위협을 미국이 막도록 하려는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달 20일 리야드를 방문해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만난 뒤 합의가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달 초 사우디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갈비뼈가 부러지는 사고로 방문이 취소되기도 했다.

아랍 당국자들은 가자 전쟁 휴전이 사우디가 미국의 제안 일부에 동의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한다. 그러나 인질 석방과 휴전을 교환하는 이스라엘-하마스 협상이 현재 정체된 상태다. 또 라파의 하마스를 공격하려는 이스라엘의 결의도 여전히 굳건하다.

설리번 보좌관은 18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측근인 전략장관과 국가안보위원장과 회담에서 라파 공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보다 광범위한 군사 파트너들”이 이스라엘의 안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백악관이 발표했다.

◆이스라엘 라파 공격하면 협상 해치고 이스라엘 고립 강화할 수도

미 정부는 사우디와 수교 협상 및 전후 가자 지구 처리 문제에 대한 민감한 협상이 진행되는 시기에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이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 고립을 크게 만들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우려해왔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의 완전한 제거 없이 휴전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여 왔으며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이 이스라엘의 안보를 해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스라엘 정부 인사들 가운데 사우디와 수교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인사가 베니 간츠 장관이다. 3인 전시 내각의 일원은 그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가장 강력한 경쟁자이기도 하다. 그는 현재 이스라엘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간츠 장관은 이달 초 사우디와 수교 협상과 온건 아랍국들이 가자 안보를 담당하는 협상이 “가시권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0월7일 이후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과거에 종종 타협과 평화를 강조했었다.

2국가 건설 해법에 동의하는 이스라엘 지도자들도 현재로선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에 동의하면 이스라엘을 공격한 하마스에 대한 보상하는 꼴이 된다고 우려한다.

지난 1월 이스라엘에서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태계 이스라엘 국민들의 59%가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에 반대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