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판 ‘기온 널뛰기’…한때 기온 변동 폭 ‘38.5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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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4월 8일 12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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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계 "전례 없는 일…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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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가장 추운 남극의 기온이 계절 평균보다 38.5도 이상 높아졌던 것으로 관측돼 세계 기후 생태계에 경고등이 켜졌다.

남극 고원 콩코르디아 관측소 과학자들에 따르면 2022년 3월18일 남극 온도계가 지구 온난화 등에 따라 일시적으로 계절 평균보다 38.5도 이상 높아졌다고 영국 가디언은 지난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기온 변동폭 38.5도는 세계 신기록이다. 1961년부터 1990년까지 3월 남극 최저 기온은 영하 53.4도, 최고기온은 0도 수준이다.

과학계는 이 같은 ‘블랙스완’에 충격에 빠졌다고 가디언은 밝혔다. 마틴 시거트 영국 엑시터대 교수는 “이것은 놀랍고, 정말 걱정스러운 일”이라며 “우리는 지금 전례 없는 일에 몰두해야 한다”고 경종을 울렸다.

과학자들은 남극에서 울린 적신호는 대륙 밖으로도 퍼질 것을 우려했다. 마이클 메러디스 영국 남극 지역 관측소 책임자는 “영국에서 기온이 40도 이상 상승한다면 봄철에 일평균 기온이 50도 이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학계는 극적인 기온 상승이 남극에 직격탄을 날렸다고 짚었다. 전과 달리 호주 등 저위도 지역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남극 대륙 깊숙한 곳까지 이동했다는 뜻이다.

여기에 전방위적으로 온실가스 사용량이 상향곡선을 그리는 흐름도 온난화의 배경이다. CF100(Carbon Free 100%·사용 전력의 전부를 탄소 배출이 없는 에너지로 공급)과 기후협약 등 지구를 살린다는 구호와는 반대로 화석 연료 사용은 현재진행형이어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장기화할 경우 남극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령 남극 빙하 아래에 사는 크릴 등 생물이 사라지고 황제펭귄의 서식지가 좁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남극 얼음이 모두 녹으면 세계 해수면이 60m 이상 상승해 대부분의 섬·연안 지대가 침수해 비상등이 울린다고 짚었다.

과학계는 “해류가 남극 대륙 깊숙한 곳까지 흘러가는 원인은 미지수”라며 배경을 ‘정밀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거트 교수는 “남극에서는 그동안 과거 데이터 입수에 문제가 있었기에 상황이 더 혼란스럽다”라며 “매우 먼 곳이라 정확한 기상이나 생태계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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