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간첩 혐의 美 WSJ 기자에 ‘5번째’ 구금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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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3월 27일 15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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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법원 "오는 6월30일까지 구속 기한 연장"
미국 대사 "구금에 정당성 없다…정치적 목적 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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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간첩 혐의로 체포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에반 게르시코비치 구금 기간을 3개월 연장했다. 게르시코비치는 지난해 3월 취재 도중 간첩 혐의로 러시아 당국에 체포됐다.

26일(현지시각) ABC뉴스, 텔레그래프 등 외신을 종합하면 러시아 모스크바법원은 간첩 혐의로 체포한 게르시코비치의 재판 전 구금 기간을 3개월 연장해 오는 6월30일까지 구속 기한을 다섯 번째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구금 기한 만료로 그는 오는 30일 풀려날 예정이었다. 오는 29일이면 게르시코비치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체포된 지 1년이 된다.

WSJ 모스크바 특파원인 게르시코비치는 지난해 3월29일 러시아 중부 도시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취재 중 간첩 혐의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체포됐다. 러시아는 그가 군산복합체 안 기업 활동과 관련한 국가기밀정보를 수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사자와 WSJ, 미국 정부는 모두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게르시코비치는 가혹한 환경으로 악명 높은 수도 모스크바 소재 레포르토보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다. 게르시코비치는 법정 판결에 따라 최고 20년 동안 옥살이를 해야 할 수 있다. 그의 재판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린 트레이시 주러시아 미국대사는 모스크바법원 밖에서 취재진에게 “그들은 상황을 달리 해석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허구(를 주장하는 것)”이라며 “게르시코비치의 계속적 구금은 어떠한 정당성이 없고, 그가 언론인으로서 일하는 것이 왜 범죄에 해당하는지 설명도 없다”고 결정을 비판했다.

트레이시 대사는 “게르시코비치 사건은 증거, 적법 절차, 법의 지배에 관한 것이 아니다. 이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미국 시민을 노리개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게르시코비치는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와 관련한 수감자 교환설이 제기됐을 때 명단에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나발니가 지난달 갑작스레 사망하면서 그가 교환 대상이었는지는 결국 확인되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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