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텔에 195억불 보조금…삼성·TSMC 합친 것보다 많아

  • 뉴시스
  • 입력 2024년 3월 21일 1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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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기업 인텔에 역대급 규모인 195억 달러(약 26조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60억 달러(8조원), 대만 TSMC의 50억 달러(6조원)를 합친 금액의 약 2배 가까운 수치다.

21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 행정부는 인텔에 직접 보조금 85억 달러(11조3000억원), 대출 최대 110억 달러(14조6200억원) 등 총 195억 달러(약 25조9200억원) 지원을 발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애리조나주 인텔 캠퍼스를 찾아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반도체 투자를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반도체 산업을 변화시키고 완전히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표는 2022년 통과된 반도체지원법에 따른 지원 중 4번째 공식 발표이지만 금액으로는 최대 규모다. 반도체 보조금 지급 규모가 확정된 곳은 미국 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스와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 미군 전투기용 반도체를 제조하는 영국 BAE시스템즈 등 3곳에서 인텔이 추가됐다.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의 인텔 중심 자국 반도체 산업 밀어주기가 노골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업계에서는 인텔이 받을 수 있는 금액을 100억 달러로 관측했지만 그 금액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현재 미국은 칩을 설계하고는 있지만, 미국 내에서 제조하지는 않는다”며 “이번 투자는 미국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이뤄진 사상 최대 규모 투자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는 가장 정교한 칩을 모두 아시아의 극소수 공장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면서, 경제 안보와 국가 안보 문제이다. 우리는 이를 바꿀 것”이라고 선언했다.

당초 미 상무부는 반도체 보조금 390억 달러 중 첨단 반도체 생산 기업에 280억 달러를 책정했지만 최근 재원이 불충분하다며 추가 지원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정부의 대규모 지원금을 마중물 삼아 5년간 미국 전역에 1000억 달러(132조9000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정부의 인텔 지원은 미국, 반도체 산업, 인텔에 결정적 순간”이라며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인근을 세계 최대의 인공지능(AI) 칩 제조 현장으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반도체 보조금 60억 달러를 지원받을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는 추가 투자 압박에 이어 미 정부가 전폭적으로 밀어주는 인텔과 경쟁하는 이중고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현재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 달러(22조5800억원)를 들여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년 이상 장기간 1921억 달러(255조원) 규모의 미국 내 대형 투자 프로젝트를 외부로 공개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조만간 삼성전자와 TSMC에 대한 보조금도 발표할 전망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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