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정부, 농민 시위대와 ‘강대강’ 대치…수프 투척에 모나리자 ‘수난’

  • 뉴시스
  • 입력 2024년 1월 29일 10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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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무장관 "경찰력 1만5000명 동원…시장·공항 봉쇄 차단 지시"
농민단체 "수도 파리 봉쇄할 것…29일 렁지스 국제 시장 간다"

프랑스 농민 시위대가 수도 파리를 봉쇄하겠다고 위협하자, 프랑스 정부가 강경책을 꺼내 들었다.

28일(현지시간) AP, BBC 등 외신을 종합하면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은 이날 오후 긴급회의를 마친 뒤 파리를 중심으로 경찰력 1만5000명을 동원했다고 밝혔다.

다르마냉 장관은 “보안 병력에 수도와 그 주변 지역에 신선 식품 대부분을 공급하는 렁지스 국제 시장과 파리 공항의 봉쇄를 막고, 농민 행렬이 수도와 기타 대도시로 진입하는 것을 차단하라고 명령했다”고 말했다. 그는 헬리콥터가 시위대 트랙터를 감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튿날 정오부터 파리로 향하는 8개 고속도로가 모두 막힐 가능성이 있다”면서 “자동차와 트럭 운전자는 봉쇄 가능성을 예상해 달라”고 예고했다.

앞서 주요 농민단체인 전국농업조합연맹(FNSEA) 등 농민 시위대가 이날 수도 파리로 향해 봉쇄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데에 정부도 강경 응수하기로 한 것이다. 로트에가론 지역 농민은 29일 트랙터를 이용해 렁지스 국제 시장으로 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농민은 생산 곡물에 더 나은 보상, 불필요한 규제 철폐, 값싼 수입 농산물로부터 보호 등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기후운동가도 정부를 규탄하는 활동을 벌였다. 기후활동가 2명이 이날 오전 파리 루브르박물관에 전시된 명화 ‘모나리자’에 여러 차례 수프를 던지며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음식에 관한 권리를 요구했다. 수프는 모나리자에 직접 닿지 못하고 이를 보호하는 유리에 묻었다.

이들은 그림에 수프를 던진 뒤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예술인가 아니면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음식에 관한 권리인가”라며 “우리 농업 체계는 병들었다. 농부는 일하다 죽어가고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박물관 직원은 즉시 이들과 관객을 격리했다. 그 뒤로 기후운동가는 파리 경찰에 체포됐다.

이번 시위는 신임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총리와 이하 내각이 맞은 첫 번째 큰 도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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