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가 체포됐다고?… 허위 조작사진 판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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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앞 민주주의 위협 우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왼쪽)이 체포됐고, 이를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아래)가 논평하는 듯한 허위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퍼졌다. 페이스북 캡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왼쪽)이 체포됐고, 이를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아래)가 논평하는 듯한 허위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퍼졌다. 페이스북 캡처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사칭한 허위 음성이 유포된 가운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체포됐다는 허위 정보가 담긴 딥페이크 사진까지 등장했다.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인공지능(AI)을 악용한 허위 정보 유포로 민주주의 근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24일(현지 시간) USA투데이는 최근 소셜미디어 등에 퍼진 오바마 전 대통령의 체포 사진은 완전한 허위 정보라고 보도했다.

해당 사진은 보수 논객인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가 오바마 전 대통령이 경찰에 체포돼 경찰차에 타려는 장면을 보며 논평하는 방송 장면을 찍은 것처럼 보인다. 사진 밑에는 “오바마가 인류에 대한 범죄로 체포됐다. 칼슨이 이를 개인 텔레그램 채널에서 보도했다. 그러나 CNN 등 주류 언론은 의도적으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는 글도 있다.

해당 사진은 조작된 것이며, 게시글 또한 허위 정보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집권 기간 내내 불편한 관계였던 칼슨조차 USA투데이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체포됐다는 글을 올린 적이 없다. 텔레그램 채널도 운영하지 않는다”며 “전부 거짓”이라고 밝혔다.

허위 사진의 원본은 2008년 경찰 지시를 따르지 않은 캘리포니아주 시위대가 경범죄 혐의로 체포되는 과정을 찍은 사진이다. 체포 대상을 일반인 시위대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으로 바꿔 조작한 것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팔을 잡은 경찰의 손이 부자연스럽게 뭉개져 있는 등 조작의 흔적도 금방 찾아볼 수 있다.

미 일각에서는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중앙정부 차원의 AI 규제를 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현재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가 확립한 AI 규제는 없다.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일부 주(州)가 자체적으로 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대선#바이든#허위 음성#오바마#체포#조작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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