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고글처럼 쓰는 PC’ 선보여… “이젠 공간 컴퓨팅 시대”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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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4]
헤드셋 ‘비전프로’ 내달 2일 출시
컨트롤러 없이 눈-손가락으로 구동
CES개막 하루전 발표로 화제 집중

답답한 비행기 좌석. 한 여성이 고글처럼 생긴 혼합현실(MR) 헤드셋을 쓰니 눈앞에 커다란 화면이 등장하고 실감나는 블록버스터 영화가 펼쳐진다. 주변 환경은 비행기가 아닌 노을이 지는 멋진 풍경이 된다.

이는 애플이 8일(현지 시간) 공개한 애플의 MR 헤드셋 ‘비전프로’(사진) 사용 영상의 한 장면이다. MR 헤드셋은 안경처럼 쓰는 컴퓨터다. 애플은 이날 디지털 세계와 현실 세계를 매끄럽게 잇는 ‘공간 컴퓨팅’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하며 다음 달 2일 비전프로를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사전 예약은 이달 19일부터 가능하다.

비전프로는 애플이 2015년 4월 스마트워치인 ‘애플워치’ 이후 9년 만에 야심차게 내놓은 신제품이다. 개발 기간만 7년 이상 걸렸으며 개발자 1000여 명이 투입됐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공간 컴퓨팅의 시대가 도래했다”며 “비전프로는 가장 진보된 소비자 가전기기”라고 강조했다.

이날 애플이 공개한 비전프로 가격은 당초 예고한 대로 256GB(기가바이트) 저장용량 기준 3499달러(약 460만 원)로 책정됐다. 이는 메타의 최신 MR 기기 ‘퀘스트3’ 가격(500달러)의 7배에 가까운 가격이다.

애플 비전프로는 iOS, iPadOS 등과 호환되는 ‘비전OS’를 기반으로 구동되며 양쪽 눈에 4K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각각 탑재해 눈의 피로를 낮췄다는 게 애플 측의 설명이다. 또 기존 100만 개 앱을 비전프로에서 실행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별도의 컨트롤러 없이 눈과 손가락, 손목으로 앱을 선택하고 구동할 수 있는 점도 눈에 띈다. 비전프로를 쓰고 화면의 앱을 눈으로 선택한 뒤 손가락으로 스크롤하거나 스크린을 키울 수 있다. 애플은 특히 공간 컴퓨팅 개념을 통해 거실이나 비행기 좌석에서 영화나 게임, 추억 속 여행 사진으로 들어가는 듯한 몰입감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애플이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인 ‘CES 2024’ 개막을 하루 앞두고 비전프로 출시일을 공개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가져오려고 의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은 자체 개발자 행사 등에서만 신제품을 공개하고 CES 등에는 참석하지 않아 왔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애플#비전프로#공간 컴퓨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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