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 출산장려금 350만원 지급 발표…실효성 ‘의문’

  • 뉴시스
  • 입력 2023년 10월 28일 07시 08분


지난해 현지 신생아 수 60여년만 최저
보육 시설 증설·돌봄 프로그램 연장도 시행
전문가 “미봉책 아닌 장기적 접근법 필요”

지난해 홍콩 신생아 수가 3만2500명으로 60여년 만에 최저를 기록한 가운데 정부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신생아가 태어난 부부에게 장려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행정장관 존 리는 신생아 1명 당 2만 홍콩달러(약 346만4600원)의 일시 장려금을 지급하는 법안을 최근 입법 예고했다. 이 정책은 올해 말에 의회 승인을 받아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를 위해 연간 8억 홍콩달러(약 1385억8400만원)의 예산을 책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이와 함께 주간 보육 서비스 시설 900개소 증설, 방과 후 돌봄 프로그램 연장 등의 정책을 함께 시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이 출산율 제고에 실효성이 없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한다고 SCMP는 덧붙였다.

폴 입 수파이 홍콩대학교 교수는 “2만 홍콩달러(약 346만4600원)를 한 번 받겠다고 아기를 낳을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장려금을)아예 안 주는 것보다는 낫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지난 7월에 홍콩에서 결혼한 여성 마르코 미셀리는 “(출산 장려금을 일시적으로 지급한다는) 정책을 봤는데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며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수십년 간 많은 돈이 든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육아 휴직을 편히 쓰지 못하는 직장 문화 등에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링난대학교 사회정책학과 조교수인 아우 영 탓초르는 “직장인들의 육아 휴직 기간을 확대하거나 공공 보육 서비스의 질을 향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출산율을 빨리 높이려고 하지 말고 장기적인 접근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침례대학교 인적자원전략개발센터의 펠릭스 입 박사는 “가족 친화적인 사내 문화를 도입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줘야 한다”며 “출산, 육아 휴직 기간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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