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의장에 親트럼프 존슨…‘권력 서열 3위’ 공백 22일만에 해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26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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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야당 공화당 소속 친(親)트럼프 인사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원(51·사진)이 25일 미 권력서열 3위 직책인 하원의장으로 선출됐다. 앞서 3일 공화당 강경파가 집권 민주당에 유화적이라는 이유로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을 축출한 후 이어졌던 의장 공백 사태가 22일만에 해소됐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불복을 주도했던 강경파 의장 탄생으로 미 정치권의 극한 대결이 더욱 극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의장 선출 투표를 통해 재적 의원 429명 중 공화당 의원 220명 전원의 지지를 얻어 과반을 넘긴 존슨 의원을 신임 의장으로 선출했다. 그는 취임 연설에서 “국민의 하원이 다시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존슨 의장은 1972년 보수 성향인 남부 루이지애나주에서 태어나 쭉 이 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법조인 출신으로 복음주의 기독교 단체 등에서 일하다 2017년 하원에 입성한 4선(選) 의원이다. 그는 꼭 140년 전인 1883년 4선 의원으로 의장에 오른 존 그리핀 칼라일 당시 의장 이후 선수가 가장 짧다. 매카시 전 의장이 2007년부터 하원에서 활동한 9선 의장이었던 것과도 대조적이다.

워싱턴 정계 경험이 적고 하원의 주요 상임위원장조차 맡아보지 못한 존슨 의장의 선출은 트럼프 전 대통령, 당내 강경파 의원모임 ‘프리덤코커스’ 등의 지지 덕이 컸다.

존슨 신임 의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불복, 조 바이든 대통령 승리 인증 반대 등을 주도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하루 전 존슨 의장이 공화당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됐을 때부터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기는 후보 존슨과 함께 갈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이날 선출 직후에는 “그가 위대한 의장이 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매카시 전 의장 해임을 주도한 초강경파 맷 게이츠 하원의원 또한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존슨”이라며 반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줄임말로 친트럼프 지지자들을 뜻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념적으로 역대 가장 보수적인 하원의장”이라며 “공화당의 우경화를 이끌 것”이라고 평했다.

존슨 의장은 선출 직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그가 바이든 대통령이 요구한 1050억 달러(약 142조 원)의 이스라엘 및 우크라이나 동시 지원 법안을 놓고 백악관과 힘겨루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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