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아프간 장악 2년… 빈곤·아동 노동 급증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17일 13시 47분


아프가니스탄 자우즈잔 지역의 가뭄과 빈곤 증가로 급성 중증 영양실조 진단을 받은 나디라(8개월·가명).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아프가니스탄 자우즈잔 지역의 가뭄과 빈곤 증가로 급성 중증 영양실조 진단을 받은 나디라(8개월·가명).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아프가니스탄에 탈레반 정부가 집권한 이후 아프가니스탄 내 아동들의 인권 및 빈곤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이 지난달 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아프가니스탄 아동과 성인 2400여 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아동의 38.4%는 가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노동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가정의 12.5%는 ‘취업을 위해 아동을 해외에 이주시켰다’고 답변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동 4명 중 3명(76.1%)은 ‘1년 전보다 더 적게 먹는 등 굶주림을 경험하고 있다’고 답했다. 가뭄 피해를 보았다고 응답한 가정도 58.0%에 달했다. 특히 여성이 가장인 가정에서 지난 30일간 10일 이상 굶주린 경우는 26.6%로, 남성이 가장인 가정(10%)과 비교해 상황이 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아동까지 강제 노동에 내몰린 배경에는 빈곤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아프가니스탄에 최악의 가뭄이 3년째 이어지면서 곡물 생산량이 줄고 가축이 사망하는 등 심각한 식량과 식수난을 겪고 있는 것.

아샤드 말릭 세이브더칠드런 아프가니스탄 사무소장은 “최근에는 한 소녀가 국경 지역에서 밀반입에 동원됐다가 트럭에 깔려 죽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아동이 강제노동, 이주와 같은 비정상적이고 안전하지 못한 상황에 놓인 현 상황을 전 세계가 충격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이브더칠드런은 2021년 8월 탈레반의 재집권 이후, 아동 210만 명을 포함해 400만 명을 대상으로 보건, 영양, 교육, 아동보호, 위생, 생계 및 식량 지원 사업을 이어왔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지난 2년간 약 14억 6000만 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 기금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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