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3도 폭염, 유럽 산불, 인도 홍수… 엘니뇨發 ‘극한기후 습격’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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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덮친 폭염-폭우 ‘기후 재난’
美 남서부 16개주에 폭염특보
伊 100년만의 폭우 이어 폭염
6월 지구기온 역대최고 기록

세계 곳곳이 폭염, 폭우 같은 이상기후로 난리다. 유럽에서도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독일 동부 풍력발전소 풀밭이 화염에 휩싸였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최고기온이 다음 주 역대 유럽 최고 기온 48.8도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르비히=AP 뉴시스
세계 곳곳이 폭염, 폭우 같은 이상기후로 난리다. 유럽에서도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독일 동부 풍력발전소 풀밭이 화염에 휩싸였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최고기온이 다음 주 역대 유럽 최고 기온 48.8도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르비히=AP 뉴시스
지구 곳곳이 펄펄 끓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막 지역 데스밸리가 최고기온 53.3도를 찍을 것으로 예보되고 대서양 건너편 이탈리아는 올 5월 ‘100년 만의 폭우’에 이어 이번 주 유럽 역대 최고기온 48.8도를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인도 등 아시아 곳곳은 폭우로 인한 물난리를 겪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올여름에는 ‘슈퍼 엘니뇨’(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1.5도 이상 올라가는 현상)까지 예고되면서 폭우, 폭염, 가뭄과 산불 같은 이상기후 현상이 증폭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美 “데스밸리 16일 53.3도 예측”
세계 곳곳이 폭염, 폭우 같은 이상기후로 난리다. 14일 미국 남서부 애리조나주에서 한 남성이 수돗물로 머리를 적시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열돔(heat dome)에 갇힌 미 남서부 일부 지역에서는 이날 최고기온이 섭씨 50도를 넘겼다. 유마밸리=AP 뉴시스
세계 곳곳이 폭염, 폭우 같은 이상기후로 난리다. 14일 미국 남서부 애리조나주에서 한 남성이 수돗물로 머리를 적시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열돔(heat dome)에 갇힌 미 남서부 일부 지역에서는 이날 최고기온이 섭씨 50도를 넘겼다. 유마밸리=AP 뉴시스
미 국립기상청(NWS)은 14일 남서부 16개 주에 폭염 경보와 주의보를 발령했다. 미국 인구 3분의 1이 넘는 약 1억1300만 명이 폭염 아래 놓인 것이다.

NWS는 남서부 지역이 열돔(heat dome)에 갇히면서 이 지역 수십 개 기상관측소가 15일 자체 역대 최고기온 기록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보했다. 세계에서 가장 더운 지역에 속하는 캘리포니아 데스밸리는 15일 50도를 기록했다. 데스밸리는 16일 역대 최고기온인 53.3도를 찍을 것으로 예측된다. 기상 관측 이래 지구 최고기온 기록(2013년 데스밸리의 54도)에 육박한다.

15일 48도까지 치솟은 미 남서부 애리조나주 주도 피닉스와 주변 지역에는 수천 명이 이용할 수 있는 임시 냉방센터가 들어섰다.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도 더위를 피할 수 있는 휴식처가 곳곳에 설치됐다. NWS 라스베이거스 지부는 “일반적인 사막 폭염이 아니다. 사막에 사는 사람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대서양 건너편도 마찬가지다. 유럽은 남부를 중심으로 불볕더위에 신음하고 있다.

올 5월 100년 만의 폭우로 13명이 숨진 이탈리아에 이번에는 폭염이 닥쳤다. 이탈리아 보건부는 15, 16일 로마, 볼로냐, 피렌체를 비롯한 16개 도시에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 큰 섬인 사르디니아에는 2021년 8월 시칠리아에서 기록된 48.8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번 주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리스에서는 수도 아테네의 관광지 아크로폴리스가 방문객 보호를 위해 지난 주말 동안 가장 더운 시간에 문을 닫았다. 스페인에선 라팔마섬 산불이 크게 번지면서 약 4500ha 임야가 소실됐고 주민 수천 명이 긴급 대피했다.

유럽 최북단 노르웨이 감비크 지역도 기온이 13일 28.8도까지 치솟았다. 북극권 사상 최고기온 기록(1964년 7월 27.6도)을 59년 만에 갈아치웠다.

● 전례 없는 폭염-폭우 동시에
세계 곳곳이 폭염, 폭우 같은 이상기후로 난리다. 인도 수도 뉴델리는 45년 만의 최악 폭우로 13일 자무나강이 범람해 하류 지역 마을이 물에 잠겼다. 국립재난대응단(NDRF) 
소속 요원들이 이재민들에게 구호품을 나눠주고 있다. 지난달 시작된 ‘몬순 우기’로 인도에서는 16일 현재 624명이 숨졌다. 
뉴델리=AP 뉴시스
세계 곳곳이 폭염, 폭우 같은 이상기후로 난리다. 인도 수도 뉴델리는 45년 만의 최악 폭우로 13일 자무나강이 범람해 하류 지역 마을이 물에 잠겼다. 국립재난대응단(NDRF) 소속 요원들이 이재민들에게 구호품을 나눠주고 있다. 지난달 시작된 ‘몬순 우기’로 인도에서는 16일 현재 624명이 숨졌다. 뉴델리=AP 뉴시스
아시아 곳곳에는 폭우가 쏟아졌다. 일본 북동부 아키타현에는 14, 15일 이틀 동안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아사히신문은 “24시간 기준 강우량이 관측 사상 최대인 202.5mm로 집계되면서 하루 만에 7월 한 달 분량의 강우량을 넘겼다”고 전했다. 지난달 1일부터 우기가 시작된 인도에서는 폭우와 산사태가 이어져 624명이 숨졌다.

전문가들은 올해 폭우와 폭염이 동시에 덮치는 원인 중 하나로 엘니뇨를 지목한다. 엘니뇨가 발달하면 지구 표면 온도가 올라가 폭염 가능성이 높아진다. 덩달아 증발하는 바닷물의 양이 늘어 대기 중에 수증기가 많아지는 데다 더운 공기는 더 많은 수분을 담을 수 있어 비가 내리는 지역에선 더 많은 비를 뿌리게 된다.

지난달 지구 기온은 이미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미 항공우주국(NASA) 고더드우주연구소 지구지표기온분석(GISTEMP) 시스템에 따르면 올 6월 평균기온은 1951∼1980년 당시보다 1.07도 높았다.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 미 해양대기청(NOAA)도 지난달이 ‘역대 가장 더운 6월’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엘니뇨發 극한기후 습격#美 53도 폭염#유럽 산불#인도 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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