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1건당 26억원’…美 NYT, 메시 사우디 여행 조건 공개

  • 뉴시스
  • 입력 2023년 6월 19일 11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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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최소 1회 5일 이상 가족여행 후 인스타 업로드 조건
사우디 정부, 관광·체류 전액 지원…3년간 315억여원 이상
인권 논란 불구 공격적 투자…'스포츠 워싱' 지적 잇따라

세계적 인기를 누리는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사우디아라비아 관광 사진과 관련된 계약서의 구체적 내용이 공개됐다. 인스타그램에 게시물 한 건을 올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로부터 받는 돈은 200만달러(약 25억6000만원)에 달한 것으로 계산됐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메시가 지난해 5월부터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시작한 사우디아라비아 관련 사진과 관련해 사우디아라비아 관광청과 맺은 계약서를 입수해 세부적인 조건을 공개했다.

◆지난달 훈련 무단 이탈 논란 불러 일으킨 사우디 여행은 계약 조건?

계약서에 따르면 메시는 매년 최소 한 번 이상 가족과 함께 5일 이상의 일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여행을 가야 한다. 혹은 연 2회 3일 정도의 여행도 가능하다.

메시는 이를 통해 200만달러(약 25억6000만원)을 받는다. 메시 가족의 관광 비용과 5성급 호텔 숙박료 등 여행 관련 비용은 전액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지급하며, 메시는 가족과 친구 등 일행을 최대 20명 동반할 수 있다.

별개로 메시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우디아라비아를 홍보하는 게시물을 연 10회 올리거나, 사우디아라비아 연례 관광 캠페인이나 자선 사업에 참여해도 별도로 200만 달러를 추가 지급받는다.

뉴욕타임스는 메시가 4억7000여명의 팔로어를 달고 있는 계정에 올린 사진 한 장으로 200만달러를 벌었다고 지적하며, 추후로도 이 계약을 통해 3년간 최대 2500만달러(약 315억8000만원)를 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시는 지난달 시즌 중 사우디아라비아 여행으로 소속 구단인 프랑스 파리셍제르맹에서 ‘무단 훈련 불참’ 관련 징계를 받아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메시는 여행은 취소할 수 없는 일정이었다며 팬들에게 사과했다.

이번 계약서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요청한 해시태그를 필수적으로 포함하는 것과 함께 메시가 인권 관련으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 어떠한 단어로도 비판적인 표현을 쓸 수 없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어 논란이다.

◆전 세계 스포츠 공격적 투자 사우디에 ‘스포츠 워싱’ 지적


사우디아라비아의 인권 현실에 대해 규탄하는 전 세계 인권 운동가들은 이번 메시 관광 건을 비롯해 스포츠를 이용해 국가의 인권 논란을 수면 아래로 끌어내리는 행동을 ‘스포츠 워싱’이라 비판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공격적으로 스포츠에 투자하고 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팀 인수, F1 자동차 경주 경기 개최등에 투자를 이어갈 뿐만 아니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림 벤제마 등 유명 축구 선수들을 자국 리그로 데려오는 데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에는 미국 프로골프(PGA)를 사우디아라비아 LIV 골프에 합병하기도 했다. 이것이 인권 문제로 지적받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눈 돌리기’라는 평가다.

메시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간 계약을 연결해준 것으로 알려진 전 축구선수 라이코 가르시아 카브레라는 “국가가 호날두, 벤제마에게 지불하는 연봉에 비해 이번 거래는 ‘소액’에 불과하다”라며 “메시가 많지 않은 금액에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전을 믿기 때문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 사실이 공개되자 미국 누리꾼들은 “오늘날 영혼을 파는 값이 2500만 달러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기쁘다” “스포츠인이 당신의 이상을 지지할 것이라는 기대는 비현실적이다. 그가 스포츠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인 것과는 별개다” “메시가 이런 일을 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그가 강요받은 게 아니라면 정말 어떤 이유에서일까? 정말 돈 뿐일지 궁금하다” 등 의견을 공유하며 활발하게 논쟁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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