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파트 더 작게… 한국은 ‘거거익선’, 일본은 ‘소소익선’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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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최대활용 ‘스페파’ 신조어도

집이 좁아 서양에서 ‘토끼장’이라고까지 부르던 일본 주택이 더 좁아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중대형 아파트 선호 현상을 빗대 ‘거거익선(巨巨益善)’이라는 말이 생겼지만 일본은 되레 ‘소소익선(小小益善)’이 되는 모습이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주택금융지원기구가 35년 만기 실거주 주택담보대출 ‘플랫35’ 이용자를 조사한 결과 2021년 일본 아파트 평균 면적은 64.7㎡(약 19.5평)로 2011년 72㎡보다 10%가량 줄었다. 일본 주택 건축업체 이치조고무텐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9%가 ‘수납공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고 답했을 정도다.

거주 공간이 좁아지는 현상을 반영하듯 일본에서는 ‘스페파(スペパ·스페이스+퍼포먼스)’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공간(스페이스) 활용(퍼포먼스)을 극대화한다는 뜻의 일본식 영어 조어다. 일본에서는 코스파(가격 대비 성능), 타이파(시간 효용성)같이 ‘파’를 붙여 만드는 신조어가 유행처럼 됐다.

최근 불고 있는 가정용 캠핑용품 붐도 이런 분위기에 편승했다. 집이 좁아서 평범한 가구 하나 제대로 놓기 어렵다 보니 자리를 덜 차지하면서도 쓰지 않을 때는 접어 놓을 수 있는 캠핑용품이 인기다. 공기를 넣고 뺄 수 있는 튜브형 소파까지 등장했다. 화장품은 가방 공간을 덜 차지하는 연필형, 막대기형이 잘 팔린다.

욕실 수납 분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길이가 2∼3배 긴 두루마리 화장지도 많이 찾는다. 한국에서는 고속도로 휴게소 등의 공중화장실에서 볼 수 있는 화장지다. 일반 두루마리 화장지보다 훨씬 오래 쓸 수 있기 때문에 새 화장지 더미를 쌓아둘 공간이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아파트#소소익선#스페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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