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시다 우크라 방문 관련 외무성 골머리…英·佛에 경호 의뢰 가능성”

  • 뉴시스
  • 입력 2023년 1월 25일 13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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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우크라이나 방문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외무성 등 관계자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25일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을 맞이하는 2월 중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방문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의욕적이지만 “일본의 (현직) 총리가 전쟁 상황을 잘 피하며 외국을 방문한 전례는 없다. 이동 경로, 일정 비밀유지, 호위(경호) 등 과제가 많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기시다 총리는 오는 5월 히로시마(?島)에서 개최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키이우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대면하지 못한 G7 정상은 기시다 총리 뿐이다.

아울러 G7 정상회의에서 핵군축 기운을 촉구하고 싶은 기시다 총리로서는 키이우 방문이 “멋진 퍼포먼스가 될 수 있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외무성의 한 간부는 통신에 “(기시다) 총리로부터 (키이우 방문 추진) 압력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의 키이우 방문이 결정될 경우 일본 정부 전용기를 통해 폴란드 등 주변국에 도착한 뒤, 육로로 진입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일본에서 출발해 키이우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편도에만 약 1일이 요구된다.

그러나 다른 외무성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상공에 “미사일과 드론이 난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지난달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비밀리에 키이우에서 야간열차로 폴란드 남동부 프세미시우로 향한 뒤, 인근 공항에서 미군기에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의 ‘비밀리’ 행동은 극히 어렵다. 일본 총리의 외국 방문은 사전에 국회에 승인을 얻는 것이 관례다. 항공기는 식별번호를 발신하며, 일본 정부 전용기도 예외는 아니다.

기시다 총리 주변에서는 “적에게 표적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3개국 정상이 키이우를 방문했을 때에는 사전에 관련 보도가 외신에서 나왔다. 외무성 간부는 “(외국 정상 방문이 알려진 후) 그곳(키이우)를 공격하면 (러시아는) 세계를 적으로 돌리게 된다. (러시아가 치러야 하는) 비용이 크기 떄문에 사전에 말할까 하는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현지 등에서의 불안은 여전히 있다.

기시다 총리의 현지 안전 확보가 중요하지만, 일본 자위대가 경호를 맡기는 어렵다.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일본 경시청 경호원인 SP가 경호한다 하더라도 장비가 군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다.

이에 자위대 간부는 통신에 “영국·프랑스 등에 (기시다 총리 경호를) 의뢰할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가 총재로 있는 집권 자민당 내에서는 “(4월의) 통일지방선거 전에 히트쳤으면 좋겠다”며 우크라이나 방문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자민당 간사장도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현지 상황을 (기시다 총리) 자신의 눈으로 보는 것은 유의미하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언급하는 데 그쳤다.

기시다 총리 주변에서는 “지금 상황에서 가는 것은 99.99% 없다”고 부정적인 견해도 나온다. 외무성 관계자도 “(방문) 시뮬레이션을 촉구했으나 아무도 답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라고 토로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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