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러시아 안보보장, 우크라 평화 협상 핵심” 주장…우크라 반발

  • 뉴시스
  • 입력 2022년 12월 5일 11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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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러시아의 안전보장을 담보하는 것이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기 위한 핵심 요소라고 밝혔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확산에 근원적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러시아에 안전을 담보해야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상 테이블이 마련될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우크라이나는 이에 즉각 반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3일 프랑스 방송사 TF-1와의 인터뷰에서 “나토에 대한 러시아의 우려를 고려할 때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상을 위한 필수 요소는 러시아에 안전보장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들은 평화를 위한 것이다. 우리는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을 준비해야 한다”며 “우리의 동맹과 회원국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러시아가 협상 테이블에 복귀할 때를 대비해 어떻게 안전을 보장할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푸틴 대통령은 나토의 확산으로 인해 러시아를 위협하는 무기들이 (러시아) 턱밑에 배치되는 것에 두려움을 늘 말해왔다”면서 “우리는 러시아가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 러시아에 어떤 안전 보장을 제공할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2월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제시했던 3가지 요구 사항과 크게 다르지 않다.

NYT에 따르면 당시 푸틴 대통령은 ▲나토의 세력 확장 중단 ▲국경 인근 추가 미사일 배치 중단 ▲1997년 수준으로 유럽 내 나토 군사시설 축소 등 3가지를 요구했다. 이후 3주 만인 2월24일 우크라이나를 정면 침공했다.

해당 인터뷰는 마크롱 대통령의 미국 방문 기간에 이뤄졌으며, 녹화된 인터뷰는 마크롱 대통령이 미국을 떠난 시점에 보도됐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와 타협할 것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했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전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자국 언론과의 마크롱 대통령 인터뷰 발언은 러시아를 협상 테이블로 유인하기 위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는 크름반도를 비롯해 러시아가 점령 중인 동부·남부 지역의 영토 탈환, 자국에 대한 안전보장을 요구하는 우크라이나의 입장과 배치된다. 러시아군의 철수와 적대행위 중단을 핵심으로 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10대 협상 조건과도 거리가 멀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화상 연설에서 종전협상을 위한 10가지 조건으로 ▲핵안전 ▲식량 안보 ▲에너지 안보 ▲모든 포로 및 민간인 억류자 석방 ▲유엔 헌장 이행 ▲러시아 군 철수 및 적대 행위 중단 ▲정의 회복 ▲환경 파괴 대처▲전쟁 격화 방지 ▲전쟁 종식 확인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즉각 반발했다.

개전 초 우크라이나의 대(對) 러시아 협상 대표를 담당했던 데이비드 아라카미아 우크라이나 의회 의원은 텔레그램에 “러시아와의 협상 시작을 위해 필요한 것은 우리 영토에서의 즉각 철군, 전쟁 배상금 지불, 전범자들의 처벌”이라고 말했다.

타스 통신은 트위터를 통해 마크롱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을 공유했다. 프랑스 정치학자 니콜라스 텐저는 타스통신이 공유한 마크롱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충격적이다”라고 적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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