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러시아인들에게 천국인 키프로스…“고학력·중상류층 몰려들어”

  • 뉴시스
  • 입력 2022년 10월 24일 15시 31분


동원령을 피해 탈출한 러시아인들에게 지중해 동부에 있는 섬나라 키프로스가 천국이 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9월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소 30만명 동원령을 공식 선언한 이후 수십만명에 달하는 전투 가능 연령 러시아 남성들이 키프로스 라르나카를 포함해 세계 곳곳으로 몰려들고 있다.

러시아 남성들은 가족들을 버리고 조지아, 카자흐스탄은 물론, 드물게 솅겐 비자를 소지한 경우 핀란드와 노르웨이 국경을 넘었다. 솅겐 비자로는 유럽연합(EU) 26개 회원국에 입국이 가능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가 국제적으로 고립되면서 이 비자를 얻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이후 핀란드는 발트해 연안 국가들(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를 따라 방문비자로 시스템을 바꿔 러시아인 입국을 거부하고 있다. 조지아도 러시아와 기존에 체결한 비자 면제를 종료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한다. 러시아의 또 다른 허부인 튀르키예는 은행 계좌 개설을 희망하는 이민자들에 대한 요건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튀르키예와 그리스간 역사적 영토 분쟁으로 인해 분할된 키프로스는 러시아인들에게 남은 몇 안되는 마지막 안식처 중 하나가 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키프로스는 비교적 쉬운 이민 절차, 낮은 세금, 최대한 많은 외국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개방성으로 인해 오랫동안 러시아 기업과 재력있는 러시아인들에게 인기 있는 곳이었다. 물론 해변은 덤이다.

따라서 전쟁이 시작된 이후 러시아인들 중 고학력, 중산층 및 상류층 노동력의 상당 부분(대부분 IT 직원)이 키프로스로 몰려들었다.
2014년 이 섬으로 이사해 수천 명 러시아어 전문가를 위한 네트워킹 커뮤니티인 CypRus_IT를 만든 올레그 레셰트니코프는 “키프로스 정책이 반전될 조짐을 본 적이 없다”며 “키프로스는 EU 전체에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출신 이민자들에게 가장 좋은 곳 중 하나”라고 말했다.

레셰트니코프는 지난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최대 5만명이 키프로스로 이주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은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으로 추정했다.

특히 변호사에서 부동산 중개인, 유모와 네일 아트 기술자 등 대부분 러시아인들은 키프로스 남부 항구도시 리마솔에 정착하고자 한다. 라마솔을 “지중해의 모스크바” 또는 “리마솔그라드”라고 부를 정도다.

특히 전쟁이 막 시작됐던 올해 봄에는 갑작스러운 러시아인들 유입으로 라마솔 부동산 시장이 호황이었으며, 렌터카 회사가 수요를 맞추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여야 했고, 부모들이 영어권 학교에 아이들을 입학시키기 위해 다투기도 했다. 여름에 온 사람들은 9·21 동원령 발표에서 촉발된 2차 유입으로 상대적으로 덜 인기 있는 라르나카 또는 니코시아에 정책해야 했다.

게임 회사 아트 매니저인 예브게니아 코르네바(28)는 “여기로 이사왔을 때 가격이 2배로 올랐고 웹사이트에 올린 광고가 단 몇시간 만에 퍼지는 등 이미 주택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며 “키프로스에서 가장 비싼 도시인 라마솔에서 2000유로(약 284만원) 이하의 침실 2개짜리 아파트를 찾는 것은 행운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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