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채권시장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작은 충격에도 와르르 무너지며 하루에 급등과 급락을 오가는 극도로 민감한 추세가 이어지는 중이다.
23일(현재시간) 12주 연속 급등세를 보이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16%대로 소폭의 하락세로 돌아선 상태다. 21일 15년래 최고치인 4.3%까지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JS)의 연준 금리 속도조절 가능성 제기 이후 소폭 내려 앉은 것이다.
2년 만기 등 단기 국채는 연준 금리를 반영한다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는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다. 주택담보대출금리 등 시장 거래 금리의 기준이 되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5년 래 최고치로 솟았다가 연준 속도조절 가능성 보도에 0.14%포인트 가량 하락하는 것도 비정상적인 변동성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국채 금리 급등은 가격 폭락을 의미하며 회사채 등 전반적인 채권 시장의 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투자전문지 배론스는 “미 국채금리 혼란은 시장의 유동성이 바싹 마르고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제는 미국 유럽 주요 지역 인플레이션이 껶일 기미가 없는 가운데 이같은 채권 시장의 혼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블룸버그는 “연준의 금리 속도조절은 단기간만 시장을 잠재울 뿐”이라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채권시장 혼란에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금융위기를 제외하면 1987년 이후 최악의 혼란스런 채권 시장이라는 평가도나온다. 전 투자은행가인 알폰소 페카티엘로는 트위터에 “채권 자경단이 돌아왔다. 각국 정책입안자의 작은 확장정책 낌새에도 ‘벌’을 주려 한다”며 각국 중앙은행이나 정부의 정책 시행 여지가 좁아졌다고 밝혔다.
영국에 이은 미국 채권 금리 폭등과 더불어 일본발 ‘폭탄’ 가능성에도 세계 시장은 주시하고 있다. 일본이 역대급 엔화 폭락을 겪고 있는 가운데 결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를 0.25% 선에 묶어 놓고 있는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만약 일본 은행이 금리 인상 억제에서 물러난다면 일본 자금이 자국으로 몰려들며 글로벌 채권 시장에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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