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美바이든 정부, 베네수엘라 원유 제재 해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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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0월 6일 11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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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에 가하고 있는 원유 제재를 해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미국 정유사 셰브론에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 라이선스를 하나 이상 부여하는 조치를 준비 중이다.

셰브론은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업체 PdVSA와 4개의 조인트벤처 사업을 운용해왔으나 2019년부터 강화된 미국의 제재 이후 현지 조업은 사실상 동결돼온 상황이다.

특히 셰브론이 이번에 수출 허가를 받으면 베네수엘라는 2000년대 초반 누렸던 오일소득을 회복할 수준까지 석유 판매가 허용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세계 최대 매장량을 자랑하는 베네수엘라의 현재 석유 판매 규모는 하루 45만 배럴가량에 그치는데, 이번 제재 해제가 이뤄지면 이 규모는 몇 달 내로 2배가 될 수 있다고 매체는 부연했다.

다만 WSJ 보도 직후 백악관 국가안정보장회의(NSC) 대변인은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건설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한 베네수엘라 제재 정책에 변화는 없다”며 부인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미국은 마두로 정부를 인정하지 않고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 전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규정하면서도, 마두로 정부에 제재 해제 유인으로 정부-야권과의 대화 및 오는 2024년 공정하고 자유로운 대선 보장을 촉구해왔다.

다만 여기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에너지 시장이 대규모 공급 부족 사태에 직면한 사정이 있는 데다, 2024년에 투명한 선거를 연다고 해서 미국의 바람대로 마두로 정부가 패배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는 맹점이 있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해에도 제재 해제를 ‘당근’으로 들며 11월 지방선거를 국제기구의 삼엄한 감시 속에 열도록 했는데, 선거는 집권당의 압승으로 끝난 바 있다.

또 중남미에선 이제 미국과 접경인 멕시코부터 남미 대륙 끝자락 칠레와 아르헨티나까지 주요국이 속속 ‘좌향좌’ 정권교체를 했는데, 중국과 러시아가 이들 국가에 연일 ‘러브콜’을 보내는 상황에서 미국의 처지가 달라진 측면도 있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3일부터 오는 7일까지 중남미 순방 일정을 소화 중이다. 특히 3~4일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선 베네수엘라와의 관계 문제를 집중 논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페트로 대통령은 콜롬비아 사상 첫 좌파 대통령으로, 올해 8월 취임 이래 베네수엘라와의 관계 개선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이고 있다. 2019년 끊은 외교관계를 다시 수립하고, 국경 완전 재개방도 빠른 속도로 추진 중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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