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엘리자베스 여왕, 96세로 서거…“평화롭게 눈 감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9일 02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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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8일(현지 시간) 타계했다. 향년 96세.

1952년 25세 나이로 즉위해 올해 즉위 70주년을 맞은 엘리자베스 여왕은 영국 역대 최장수 군주이자 세계 최고령 및 최장수 통치자이기도 했다.

영국 왕실에 따르면 여왕은 이날 오후 스코틀랜드 밸모럴 성(城)에서 찰스 왕세자를 비롯해 그의 부인 카밀리아 공작부인, 윌리엄 왕세손, 안나 공주 등 직계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 왕실은 “여왕이 밸모럴 성에서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미국에 있던 해리 왕손도 이날 뒤늦게 임종을 지키기 위해 밸모럴 성으로 향했다. 밸모럴 성은 여왕이 매년 8~9월 머무르며 휴가를 보내던 곳이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타계함에 따라 왕위는 계승 서열 1위인 찰스 왕세자가 자동으로 계승하게 됐다. 여왕의 장례식은 관례에 따라 열흘 간 추모 기간을 지낸 뒤 국장(國葬)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여왕의 건강은 전날 급격히 악화됐다. 여왕은 6일까지만 해도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를 밸모럴성에서 정식 임명하는 등 공개 행보를 소화했다. 하지만 이후 영국 왕실은 7일 여왕의 추밀원 회의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 추밀원은 여왕에게 정치적 조언을 하는 고위 정치인들로 구성된 기구로 추밀원 회의는 매달 1회 열린다. 영국 왕실은 “엘리자베스 여왕이 하루 종일 휴식을 취하라는 의사들의 권고로 회의 일정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90대의 나이에도 활발한 대외 활동을 이어오던 여왕은 지난해 10월 런던의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다. 같은 해 4월 남편 필립 공 사망 이후 건강이 빠르게 악화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올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5월 의회 개원 연설에 59년 만에 불참하기도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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